금 13%·은 24% 급락…"낙폭 기준 최악의 한달"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온 금과 은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되레 매도 공세를 맞아 하락폭 기준으로 최악의 한 달을 앞두고 있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3월 들어 30일(현지시간)까지 13%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다. 온스당 700달러 빠진 하락폭 기준으로는 역대 최악이다.
지난 1월 말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하락률이 15%에 달한다.
은 선물 가격 역시 이달 들어 24% 하락해 2011년 9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금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낙폭(온스당 22달러)이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약화한 것이 금과 은 가격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폭등한 국제 유가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조시키면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옅어졌다. 일각에선 금리 인하를 넘어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만큼 금리 인하 전망이 약해지는 상황은 불리하게 작용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국제 유가 급등세가 실제 소비자물가 고공 행진으로 이어지면서 국제 금값은 그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한 바 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수장은 아직은 에너지 충격이 경제와 물가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25일 "에너지 충격의 규모가 제한적, 단기적이라고 판단되면 무시한다는 전통적 처방이 적용돼야 한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서 상당히, 지속적으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대응은 강력하거나 지속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30일 "현재 통화정책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다리며 지켜보기 좋은 위치에 있다"며 "경제적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아직은 당장 (어떻게 대응할지) 문제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 긴축의 효과가 나타날 시점에는 유가 충격이 아마도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적절하지 않은 시점에 경제에 부담을 주게 된다"며 "그래서 공급 충격은 어떤 종류이든 그냥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라고도 했다.
아울러 지난 2년간 금과 은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일부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이나 주식 등 다른 자산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수익을 실현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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