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미 이익 전망치 상향속도…'전망치 거품' 우려
FT "12개월 이익 전망치 6개월새 20% ↑"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상장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상향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이익 전망치에 '거품'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기업들의 향후 1년간 이익이 1년 전보다 25% 증가할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 집계 기준 시장 컨센서스다.
하지만 조만간 나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 전망치가 실제 달성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비용 증가, 관련 기술 수요 감소 또는 투자 대비 지출의 수익화 어려움 등으로 인해 실제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GMO의 벤 잉커 자산 관리팀장은 "향후 2년간 이익 증가 전망치가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 팬데믹 회복기 외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1년간 이익 전망치의 시장 컨센서스가 6개월 전보다 거의 20% 상향 조정됐는데,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가 맞이하게 될 것은 이런 전망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서치 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들도 최근 보고서에서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와 자본지출(CAPEX)이 지속되기 어려운 시점에 근접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이렇게 기대치가 (상향)조정되면 전반적인 주가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봤다.
UBS 투자분석 플랫폼 HOLT의 책임자 미셸 러너는 "AI 공급망 기업들의 주가는 비정상적인 이익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는 이례적으로 높은 이익이 계속해서 실현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이런 수준의 수익성과 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은 믿기 어려울 만큼 낮다"고 덧붙였다.
견조한 기업 실적은 미국 증시 상승세의 주요 요인이다.
지난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S&P 500 지수는 지난 1년간 20%, 나스닥 종합지수는 25% 이상 각각 상승했다.
자산운용사 픽텟 애셋 매니지먼트의 아룬 사이 수석 전략가는 "우리는 (중국 주도의 원자재 붐 시기인) 2000년대 중반 이후 가장 강력한 이익 상향 사이클의 한복판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수가 사상 최고치 수준인데도 기업 실적이 좋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높지 않은 수준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S&P 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0배다. 지난해 또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반등 국면보다 훨씬 낮으며, 닷컴버블 때에도 훨씬 못 미친다.
자산운용사 코즈웨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사라 케터러 최고경영자(CEO)는 만일 주가가 "이익 정점"에 다가가고 있음을 시사한다면 낮은 밸류에이션은 해당 기업 에투자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노르데아 애셋 매니지먼트의 카스퍼 엘름그린 채권·주식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현재 실적은 "안전 마진이 매우 좁다"며 "핵심은 언제까지 예상치 못한 호실적 발표가 지속될 수 있을지, 그리고 기대치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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