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13.5% 뒤덮은 태평양 해양열파…태풍·열돔 우려↑


지구 13.5% 뒤덮은 태평양 해양열파…태풍·열돔 우려↑

서태평양 태풍 '바비' 발생·미 서부 열돔 전망

전세계 대양 해양열파 비율 1980년대 말 9%→요즘 30%대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태평양에 엄청난 크기의 해양열파(marine heat wave·MHW)가 형성돼 향후 몇 주 그리고 몇 달에 걸쳐 지구 곳곳의 기상에 큰 연쇄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 MHW는 지구 표면의 13.5%를 뒤덮으며 필리핀에서 페루까지 뻗어 있고, 북쪽으로는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해안까지 이어져 있다.

남반구에 있는 페루에서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해변으로 몰려들고 있다.

MHW는 바닷물 온도가 평년의 같은 시기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가 며칠 혹은 몇 달간 지속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번 태평양 MHW는 북태평양에서 발생한 것과 적도 부근에서 발달 중인 슈퍼 엘니뇨와 관련된 것 등 원래 떨어져 있던 MHW 2건이 합쳐지면서 형성됐다.

캘리포니아 인근의 온난화를 면밀히 관찰해 온 기후과학자 딜런 아마야는 "몇 달에 걸친 온난화는 이번 겨울과 내년 봄에 뚜렷한 영향을 뜻할 수 있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이 MHW와 관련해 앞으로 2주 내에 중대한 기상 현상 2건이 발생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서태평양에서 발달한 제9호 태풍 '바비'다.

바비는 현지시간 6일 오전 미국령 괌 북쪽에 있는 북마리아나제도 인근 해상에서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북서진하고 있으며, 주말께 대만과 중국에도 파괴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나머지 하나는 7월 중순 미국 서부에 강력한 열돔(heat dome)이 형성돼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다.

열돔은 정체된 고기압이 반구형 열막을 형성해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 놓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최근 산불이 맹렬히 번졌던 미국 뉴멕시코나 애리조나보다 북쪽에 있는 미국 서부 지역에서 폭염과 산불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미 국방부의 기상학자 에릭 웹은 최근 소셜 미디어 X 게시물에서 말했다.

그 후 가을과 겨울에는 더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단 매우 따뜻한 태평양 해수의 영향과 폭풍의 영향이 겹치면서 캘리포니아 해안 부근에서 큰 폭의 해수면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기후과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최근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이번 겨울에 역사적으로 이례적이거나 전례 없는 폭우와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우 따뜻한 태평양 해수가 캘리포니아 인근 해수면을 6인치∼2피트(약 15∼61㎝) 높일 수 있으며, 여기에 가을과 겨울 폭풍에 따른 바람의 영향이 더해지면 캘리포니아 해안 부근 해수면 상승 폭이 2∼3피트 이상, 즉 약 0.6∼0.9m 이상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태평양 MHW의 열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가을에서 겨울에 걸쳐 아열대 제트기류가 강화돼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미국 남부와 동부에서도 폭우와 뇌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해수 온도 상승은 물 증발을 늘려 대기 중 수증기 함량을 증가시키며, 이렇게 늘어난 수분은 고기압과 저기압 주변을 도는 바람을 타고 발생 지점에서 수천㎞ 떨어진 곳까지 이동해 폭우를 일으킬 수 있다.

유럽 인근, 특히 지중해에서는 6월 유럽에서 열돔으로 폭염이 발생한 후 MHW가 형성됐으며, 이례적으로 고온인 해수 탓에 7월 중순까지 이어질 극심한 더위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전 세계 바다의 37% 이상이 MHW로 덮여 있다.

강한 엘니뇨가 진행 중이던 2024년 1월에는 전 세계 바다의 46% 이상이 동시에 MHW를 겪었으며, 이는 관측 사상 최고치였다.

전체 대양의 표면적 중 MHW를 겪고 있는 비율은 1980년대 말에는 약 9% 수준에 그쳤으나 요즘은 30% 이상으로, 약 40년 만에 3배 이상이 됐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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