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대법원에 트럼프 '우편투표 개편 행정명령' 허용 요청
23개 주·워싱턴DC서 집행정지…대법원, 8월 3일까지 답변 명령
행정부 "일반 정책지침" 주장…원고 측 "주 권한 침해·투표권 박탈 우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다가 법원 결정으로 중단된 우편투표 개편안을 올해 중간선거에서 시행토록 허용해달라고 미 법무부가 연방대법원에 요청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법무부는 27일(현지시간) 대법원에 이런 내용을 담은 긴급 신청을 냈다.
앞서 올해 3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절차를 대폭 변경토록 연방정부 기관들에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6월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이 이 명령의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 25일 제1 연방항소법원에서도 집행정지 조치가 유지됐다.
문제가 된 행정명령에는 연방정부가 주별 유권자 명단을 작성해 각 주 정부에 보내도록 하고, 정부기관인 미국우정공사(USPS)가 이 명단에 포함된 유권자들에게만 우편투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우편투표용 봉투에는 개별 추적 바코드를 부착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런 조치에 불응하는 주정부나 지방정부에는 연방자금 지원 제한이 가능하도록 하고, 우편투표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선거 관계자들을 연방 검찰이 우선해서 수사하도록 하는 등 내용도 들어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23개 주와 워싱턴DC는 트럼프의 명령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들은 미국 헌법상 선거 규정을 정하는 권한이 각 주와 연방의회에 있고 대통령에게는 없다고 지적했다.
원고 측은 트럼프의 명령 자체가 선거 준비에 혼란과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연방정부 스스로도 법정에서 인정했듯이 시민권자나 유권자의 전체 명단이 연방정부에 있는 것도 아니므로 적법한 유권자의 투표권을 박탈할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에 낸 긴급 신청서에서 행정명령이 "일반적 정책 지침"일 뿐이라며 각 기관이 실제 시행 방식을 아직 검토 중이라고 주장하면서, 올해 11월 중간선거 때까지 하급심에서 나온 집행정지 가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존 사워 법무부 송무차관은 "기관들이 명령을 어떻게, 또는 시행할지 여부를 아직 숙고 중인데도 지방법원이 선제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법적으로는 현재 내려진 집행정지 결정은 일단 소송을 낸 원고 측 23개 주와 워싱턴DC에만 적용된다.
다만 CNN 방송은 USPS가 일부 주에만 명령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집행정지 결정이 실질적으로는 전국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신청서를 접수한 후, 소송을 낸 원고 측 주들에 8월 3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선거에 취약하다고 주장해왔다.
AP, 로이터, CNN 등 주요 매체들은 최근 수십년간 비시민권자 투표 등 부적절한 투표 사례가 산발적으로 드러났으나 선거 결과를 좌우할만한 대규모 부정을 시사하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민주당 지지층이 공화당 지지층보다 우편투표를 더 많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우편 투표 제한을 강화하는 트럼프 개편안이 공화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신청을 인용한다면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우편투표 절차 개편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
반대로 대법원이 신청을 기각하고 하급심 결정을 유지한다면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개편안의 시행이 제한된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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