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 美경제 떠받치던 흥청망청 가계소비 끝나나


코로나 후 美경제 떠받치던 흥청망청 가계소비 끝나나

CNN "이르면 연말 高주택비·카드빚 증가·저축 소진 영향권"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2년간 미국 경제를 지탱하던 소비 열풍이 곧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높은 주택 비용과 늘어나는 신용카드 빚, 쪼그라드는 가계 저축이라는 '삼중고'로 이르면 올해 연말 쇼핑 시즌부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주택 구입이나 임대에 쓰는 비용은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에 따르면 중위 가구(median household)가 중위 가격대의 주택 구입 원금과 이자에 쓰는 돈은 월 소득의 약 41%로, 1984년 이후 가장 높았다.

프레디맥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난 16일 기준 7.44%를 찍은 가운데 지난 2년간 중위 가격대 주택가는 중위 가구 소득의 약 5.5배~6배다. ICE의 통계 집계 시작 후 최고치다.

물가가 치솟아 미국인들의 비(非)주택 부문 대출도 2003년 이후 두 배 넘게 증가해 4조8천억달러(약 6천247조원)에 달했다.

지난 2년간 늘어난 대출 규모는 5천억달러를 넘었는데, 2003년 이후 어떤 2년 단위 기간보다 증가폭이 더 컸다.

대출 증가의 일부는 높아진 자동차 가격 때문이지만, 카드 빚이 2021년 가을에 비해 약 34% 늘어나 가장 증가 속도가 빨랐다.

고물가는 카드 빚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악성 대금 연체도 늘린다.

지난 3분기 신용카드 빚 잔액의 5.78%가 90일 이상의 악성연체 상태가 됐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악성연체는 약 90% 늘었다.

아울러 미국인들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저축해둔 돈도 거의 다 써버렸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팬데믹 때 2조1천억달러에 달했던 초과 저축 가운데 지난 6월 기준 1조9천억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퍼졌을 때 미국인들이 낮은 주담대 금리로 갈아타자 막대한 초과 저축이 발생했다.

민간 연구기관 컨퍼런스보드의 에릭 룬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정 시점에 빚은 지속 불가능하게 되고 저축은 더 이상 남지 않게 된다"면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소비 붐이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룬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소비자의 4분의 1에서 4분의 2가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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