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돈세탁 등 암호화폐 불법활용 차단위해 "포괄행동계획 시행"
디지털 자산 프레임워크 발표…암호화폐 규제·불법 처벌강화
'디지털 달러' 도입 연구도 독려…재무부 주도 워킹그룹도 설치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북한과 연계된 해커 조직이 대규모로 암호화폐를 탈취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돈세탁이나 테러를 위한 자금 조달에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포괄적인 행동 계획을 시행키로 했다.
미국 정부는 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CD) 도입을 위한 연구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계속 독려키로 했다.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디지털 자산의 책임있는 개발을 위한 포괄적인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서명한 행정명령의 후속 조치 차원에서 나온 이번 발표에서 백악관은 암호화폐가 재원 조달을 위해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포괄적인 행동계획을 시행하기로 했다.
암호화폐가 돈세탁이나 테러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과 같은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불법적인 암호화폐 사용을 추적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높이고 제재 조치를 배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디지털 자산 교환이나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비롯한 서비스에 은행비밀보호법 등을 명시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검토키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면허 송금에 대한 처벌 강화를 촉구할지도 검토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법이나 감독 체제에 구멍이 없도록 디지털 자산 부문의 발전 상황과 그에 따른 불법 리스크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이런 맥락에서 재무부는 2023년 2월까지 탈중앙화 금융(Defi) 분야, 2023년 7월까지 NFT 분야에 대한 불법 금융 위험 평가를 각각 진행하기로 했다.
또 유관 기관은 국가안보에 위험이 되는 불법 행위 등을 차단하고 불법 행위자를 공개하는 한편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북한과 연계된 라자루스 그룹의 최근 탈취 사례에서 보듯이 디지털 자산은 불량 정권 활동의 재원이 되고 있다"면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는 특히 돈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과 같은 암호화폐의 주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우선적 조치를 포함해 포괄적인 행동 계획을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라자루스는 암호화폐 해킹을 통해 불법적 외화 획득을 주도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백악관은 또 암호화폐 투자자와 소비자, 기업을 사기나 탈취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감독기관이 디지털 자산 공간에서의 불법 관행에 대한 대응 조치를 취하고 공격적으로 조사하도록 권고했다.
백악관은 중앙은행의 CBCD 도입과 관련, 국가안보 차원에서 CBCD의 정책적 함의 등을 검토하기 위해 재무부가 주도하는 범부처 워킹그룹을 출범시키고 연준을 지원키로 했다.
앞서 연준은 1월 디지털 달러화의 장단점을 설명한 백서를 발간하고 CBCD 도입 논의에 착수했다.
연준은 백서에서 디지털 달러화가 도입되면 기업·가계가 안전한 전자 지급·결제 수단을 확보할 수 있게 되지만 사생활 보호 문제나 불법 행위 대처 등의 과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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