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추권 입찰 계획 공개하고 여론 수렴…알래스카 북극해도 포함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태평양과 북극해, 멕시코만 등 연안에서의 화석연료 시추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내무부는 12억7천만 에이커에 달하는 연방 해역에서 34건의 석유·천연가스 시추권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12억7천만 에이커는 한반도 면적의 23배에 해당하는 넓이다.

최종 결정에 앞서 공개된 제안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31년까지 알래스카 연안을 대상으로 21건의 시추권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알래스카 북부에서 북극해 방향으로 320km 이상 떨어진 외딴 지역도 최초로 포함됐다.

북극곰과 바다코끼리 등 다양한 야생 동물의 서식지인 이 지역은 혹독한 기후와 인프라 부족 때문에 지금까지 시추가 시도된 적이 없었다.

캘리포니아 연안인 태평양 해역에서도 6건의 시추권 입찰이 계획됐다.

다만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 해역에서 시추를 막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연안에서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로 꼽히는 1969년 샌타바버라 해상 원유 유출 사고 이후 화석연료 시추가 사실상 중단됐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해안선에서 3마일까지 해당하는 주(州)관할 해역에서 시추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내무부는 멕시코만 해역에서도 7건의 시추권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친환경·재생에너지에 비판적인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 확대를 공격적으로 추진해왔다.

내무부는 여론을 수렴한 뒤 해양 시추 계획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 작업은 최대 2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kom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