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로힝야 인종청소' 부추긴 혐오물 아직도 통제못해"


"페이스북, '로힝야 인종청소' 부추긴 혐오물 아직도 통제못해"

인권단체 꾸민 "더럽다" 등 유료광고 8건 모두 승인

개선대책 공염불 논란…"대중과 약속 안 지킨다는 신호"

쏟아지는 비판 속에 사명
쏟아지는 비판 속에 사명 '메타'로 바꾼 페이스북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페이스북(메타)이 수년 전 개선책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혐오 게시물 감지·차단에 실패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이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권단체인 글로벌 위트니스는 페이스북에 로힝야족에 대한 혐오 표현을 담은 8개 버전의 유료 광고안을 제출했고, 모두 게재 승인을 받았다.

광고 가운데 일부는 "그들은 매우 더럽다. 벵골·로힝야 여성은 생활 수준이 매우 낮고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 그들은 매력적이지 않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비록 글로벌 위트니스 측이 승인받은 광고를 실제 게시하지 않았지만, 이번 일로 페이스북은 여전히 자체 플랫폼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증오심 표현이나 폭력을 부추기는 게시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앞서 2018년 4월 페이스북은 로힝야족 '인종청소' 사태 발생 당시 로힝야족에 대한 혐오 게시물 유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사실을 사과하며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새로 바뀐 페이스북의 회사명
새로 바뀐 페이스북의 회사명 '메타'와 새 로고

[메타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사이트에 게재된 유료 광고가 로힝야족 살해를 요구하는 혐오 발언을 포함하지 않도록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방침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페이스북이 광고 게재는 일반, 무료 게시물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힌 까닭에 글로벌 위트니스가 제시한 8개 유료광고안이 승인된 것은 특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글로벌 위트니스 활동가 로지 샤프는 "'8'이라는 숫자가 큰 숫자가 아닌 점을 인정하나 8개 광고안이 모두 게재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며 "이를 통해 다른 로힝야족 혐오 게시물 대부분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러프버러대학교 미디어 크리에이티브 산업 연구소 로넌 리 연구원은 이번 일을 두고 "페이스북이 대중들에게 한 약속한 바를 변경하지 않았거나 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아시아 태평양 신흥시장 공공 정책 이사 라파엘 프랑켈은 AP통신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우리는 미얀마어 사용자를 위한 전담팀을 꾸리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유해한 거짓 정보에 대해 조치도 했다"며 "우리는 규정을 위반한 콘텐츠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미얀마어 기술에도 투자했다"고 밝혔다.

2017년 미얀마 라카인주에서는 무슬림계 소수 로힝야족 일부가 종교 탄압 등에 반발해 경찰 초소를 습격하자 정부군이 대대적인 토벌 작전에 나섰다.

이로 인해 적어도 73만 명의 로힝야족이 집을 떠나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갔으며 이 과정에서 살인, 강간, 방화 등 고통을 겪었다.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작년 2월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미얀마 군부가 과거 로힝야족에 자행한 폭력이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와 인류에 대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공식 결론을 냈다.

로힝야족 난민들
로힝야족 난민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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