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 부동산시장 차별화…노후 업무지구 둔화세 두드러져


美 상업용 부동산시장 차별화…노후 업무지구 둔화세 두드러져

MSCI "美 업무지구 가격, 도심은 고점 대비 반토막…교외는 18% 떨어져"
지난해 美 오피스 시장 평가 가치, 2019년 대비 741조원 줄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둔화세가 노후한 도심 업무지구에서 두드러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차별화가 심화하고 있다면서, 노후한 업무지구는 공실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외곽지역들은 잘 버티거나 오히려 더 번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서는 건물들이 공실·파산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6km 정도 떨어진 센추리시티는 엔터테인먼트·금융 관련 기업들로 활기를 띠고 있으며, 다른 지역도 비슷한 분위기라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자료를 보면 미국 도심 업무지구 사무용 건물들의 가치는 고점 대비 52%가량 떨어졌으며 샌프란시스코, 뉴욕 맨해튼 및 워싱턴·보스턴 도심 지역은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도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반면 교외 지역의 경우 고점 대비 하락률이 18% 정도로 선방했다.

컬럼비아대·뉴욕대 연구진의 최근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사무용 건물 평가 가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5천570억 달러(약 741조4천억원)가량 줄어들었는데, 품질이 낮은 부동산들의 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상위 2%인 최고급 사무용 건물의 임대료는 나머지 건물들 대비 84%가량 더 비싸다는 CBRE 그룹 자료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사무실 출근으로 다시 전환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직원들을 위해 범죄율이 낮고 공원·식당·여가시설 등이 갖춰진 지역으로 옮겨가는 측면도 있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의 케빈 벤더는 이에 대해 '고급 선호'라면서 "(고급) 트로피 자산뿐만 아니라 트로피 환경으로의 이동"이라고 평가했다.

또 몇십년간 중심지였던 도심 건물들이 노후화하는 가운데 개보수 비용이 급증한 반면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도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부동산 자문업체 훠턴 관계자는 "남아있는 매물은 오래된 건물들이다. 다수는 트리플A급 위치에 있지만 문제가 쓰나미급"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한국·독일 등의 투자자들이 한때 안전한 고수익 투자처로 여겨졌던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장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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