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기"…CNN, 韓 계엄사태에 4년전 의회폭동 회상
대선불복 지지자들 의회난입…트럼프, 탄핵 심판대 오른 뒤 기소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과정을 외신들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가운데 CNN에서는 이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2021년 일으킨 의회폭동과 연관 짓는 목소리가 나왔다.
폭스뉴스와 워싱턴타임스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정치매체 펀치볼 뉴스의 공동창립자 존 브레스나한과 CNN 백악관 출입 기자 MJ리 등이 한국 상황을 다루는 방송에 출연해 1·6 의회 폭동과의 유사점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한국 태생인 리 기자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자신의 적을 쫓는 데 군대를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던 인물"이라고 평하며 계엄 관련 뉴스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몇 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인이 주목해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펀치볼 뉴스의 브레스나한도 리의 발언에 동의하며 "위기에 직면한 민주주의의 이런 모습이 사람들이나 민주당 당원들이 트럼프의 복귀를 생각할 때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무력 사용을 부추겼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제 1월 6일 폭동 가담자들을 사면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이들을 사면하겠다고 약속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의회폭동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패배한 뒤 그의 지지자들이 워싱턴DC 의사당에 난입해 의원들을 위협하고 기물을 파손한 사태를 말한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부정선거 주장하며 대선 결과에 불복했고 이에 동조하는 지지자들은 2021년 1월 6일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에 쳐들어갔다.
미국 민주주의 역사의 전례 없는 오점으로 여겨지는 이 사태 때문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퇴임 직전 탄핵 심판대에 오른 데다가 퇴임 후에는 대선결과 뒤집기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브레스나한은 한국에서 발생한 계엄 사태를 두고도 그에 못지 않은 충격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년간 민주주의를 지켜온, 미국의 가까운 동맹 중 하나인 나라에서 이런 격변이 일어나는 것을 보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일이 미국 정가를 놀라게 했고 사람들에게 반응을 물어도 아무도 어떻게 해야 할지몰라 답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도 언급했다.
esh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