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크게 존경" 애도했지만…카터 생전엔 "최악" 비판 등 구원


트럼프 "크게 존경" 애도했지만…카터 생전엔 "최악" 비판 등 구원

카터 前대통령도 트럼프 1기때 "민주주의 위협…도덕적 리더십 결여"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타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고인 간의 구원 관계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애도 성명을 내고 "우리 모두 감사해야 하는 빚이 있다"고 평가했으나 생전에는 민주당 소속이었던 카터 전 대통령이 최악의 미국 대통령이라고 비판해왔다는 점에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한때 자신의 경쟁자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없는 카터 전 대통령을 수시로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카터 전 대통령이 100세 생일을 맞았던 지난 10월 1일에도 유세 발언을 통해 "바이든은 최악의 대통령"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비교해 카터는 훌륭한 대통령이기 때문에 카터는 지금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는 카터 전 대통령이 최악의 업적을 남겼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보다도 더 저조한 성과를 만들면서 카터 전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행복한 사람이 됐다는 조롱성 발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치 활동 전인 2013년에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성과를 비판하면서 "카터 전 대통령은 더 이상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여겨지지 않아 기뻐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조롱성 발언에 맞서 카터 전 대통령은 11·5 대선을 앞두고 지난 10월 우편 사전 투표를 통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한 표를 던지기도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77년간 해로한 부인 로절린의 장례식 때 휠체어에 탄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대선 투표에는 참여한 것이다.

이와 관련,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 제이슨은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할아버지는 해리스를 위해 투표하기를 너무나도 원한다"라면서 "해리스에게 투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카터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 1기 때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도덕적 리더십이 결여돼 있다고 언론 인터뷰 등에서 비판한 바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19년에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 덕분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됐다면서 정통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해 "좋은 사람이지만 끔찍한 대통령"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퇴임 후 자선활동 및 외교활동 등으로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카터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 1기 때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북한 관련 문제에서 성과를 낼 경우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핵 위기 상황 등에서 북한을 3차례 방문했었던 그는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2018년 5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협상이 잘되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때인 2019년 카터 전 대통령과 통화하고 중국 문제 등에 대한 조언을 듣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에는 파나마 운하 문제로 카터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21일 미국 주도로 완공된 파나마 운하의 소유권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파나마 정부에 미국 기업에 대한 운하 통행료 인하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지미 카터 대통령이 어리석게도 그것을 줘버렸다"고 비판했다.

파나마 운하는 1977년 카터 당시 대통령이 서명한 조약에 따라 1999년 파나마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갔는데 이를 '어리석은' 결정으로 평가한 것이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애도 성명에서 파나마 운하 반환 협상을 카터 전 대통령의 외교 성과로 거론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애도 입장을 표명한 뒤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또 올리고 "저는 철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강력하게 카터 전 대통령에 동의하지 않지만, 저는 그가 미국과 미국이 상징하는 모든 것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 점에서 크게 존경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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