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관세에 美증시 동반 급락…'트럼프 효과 상승분' 반납
3대지수 美 대선일 수준 복귀…나스닥, 고점대비 10%↓·조정국면 진입
AI·반도체 기술주 '타격'…"혼란스러운 관세 메시지에 위험회피 심리↑"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하루 새 오락가락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하락세를 이어간 3대 지수는 지난해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 수준으로 떨어지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트럼프 효과'를 모두 반납했다. 특히 이날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고평가 논란이 이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낙폭이 컸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4.11포인트(-1.78%) 내린 5,738.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83.48포인트(-2.61%) 내린 18,069.26에 각각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해 11월초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 대선 당일(5,782.76)보다도 내려갔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후반 들어 하락 흐름을 지속하며 최근 고점(종가 기준 작년 12월 16일)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해 마감했다.
이는 미 대선 당일 종가(18,439.17)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분을 반납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7.51포인트(-0.99%) 내린 42,579.0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5일(42,221.88)보다 상승폭은 0.8%로 줄었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국 정부가 지난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해온 것을 조정해, 상당수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 부과를 1개월 면제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오히려 낙폭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 중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을 대상으로 내달 2일까지 25% 관세를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관세가 자동차와 농산물 등 미국 내 소비자 제품 가격을 밀어 올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관련 업계가 트럼프 대통령에 관세 부과 재고를 요청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
투자자들은 관세 유예 조치에 안도하는 반응을 보이는 대신 하루 새 쉽게 뒤집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혼란을 느끼며 오히려 불안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저렴한 상품에 대한 접근은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비전에 동조하지 않는 경우 적대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에도 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세테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진 골드만 최고투자책임자는 "트럼프로 인한 증시 상승(bump)은 이제 트럼프로 인한 증시 하락(slump)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라며 "시장은 불확실성과 워싱턴에서 나오는 혼란스러운 관세 메시지 여파로 위험회피 심리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자심리 불안은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AI 및 반도체 관련 기술주에 가장 큰 타격을 가했다.
엔비디아(-5.7%), 브로드컴(-6.3%)이 6% 안팎 급락했고, 'AI 방산주' 팔란티어는 10.7% 급락했다.
마블테크놀로지는 작년 4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치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19.8% 폭락했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4.87로 전장 대비 2.94포인트 올랐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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