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락가락 트럼프 관세…캐나다에 50% 위협→5시간 만 철회
'철강 등 추가 관세' 엄포했다가 캐나다 전기료 할증 보류에 철회
한층 더 격화 위기 美-캐나다 무역전쟁서 양측 한 발씩 '일단 후퇴'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임지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25%의 징벌적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가 캐나다가 미국에 수출하는 전기료 할증 부과를 잠정 중단하자 5시간여만에 이를 다시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조치에 한층 더 격화할 뻔했던 무역전쟁에서 양측이 한 발씩 물러난 셈이다. 그러나 유예와 취소를 거듭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12일부터 전 세계 철강 및 알루미늄에 적용할 관세율인 25%에서 25%를 더한 5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캐나다산 목재 및 낙농 제품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전기에 25% 수출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재보복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온타리오주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전기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토대로 나는 상무부 장관에게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추가해 50%로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캐나다가 관세를 내리지 않을 경우 나는 4월 2일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릴 것"이라며 "이 조치 시 캐나다에서 자동차 제조업은 영구적으로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차기 캐나다 총리인 마크 카니 자유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는 "캐나다 노동자와 가계, 기업에 대한 공격"이라며 대응을 시사하는 등 그렇지 않아도 심상찮은 양국 간 관세 갈등이 한층 더 격화하는 수준으로 치닫기도 했다.
그러나 몇시간 뒤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미국 수출 전기에 대한 할증료 부과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먼저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한 미 상무부와의 공동 성명에서 "온타리오주는 미 미시간·뉴욕·미네소타주로 수출하는 전기에 부과하던 25% 할증료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도 지체하지 않고 추가 관세 카드를 접으며 사태 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온타리오주의 전기료 할증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앞서 예고한 캐나다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50% 인상 조치에 대해 "아마도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50% 관세를 위협한 지 5시간여만이다.
이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도 미국의 경제전문 케이블 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12일부터 부과할 예정이던 캐나다산 철강재와 알루미늄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는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하루 새 주고받았던 보복 조치를 철회하면서 격화 조짐을 보였던 미국과 캐나다 관세전쟁은 일단 누그러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관세 정책에 따른 시장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에도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가 다시 유예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직후 2월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발효 하루 전인 2월 3일에 이를 한 달간 전격 유예했다.
이에 지난 4일부터 관세가 발효됐으나 다음날엔 멕시코·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해 1개월 관세 면제를 결정했고 불과 이틀 만인 지난 6일에는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으로 관세 면제 범위를 확대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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