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 급반등에도…"불확실성 여전히 많아"
WSJ "지속적 반등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90일 동안 상호관세 유예 방침을 밝히면서 뉴욕증시가 급반등했지만, 시장에 휩싸인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2% 상승해 각각 2008년과 2001년 이후 하루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미 국채 시장은 전혀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장기물 금리는 사흘간의 급등세가 진정됐지만 이번에는 단기물이 급등했다. 10년물 금리는 4.34%로 전장 대비 4.26bp(1bp=0.01%포인트) 올랐다. 가장 만기가 긴 30년물은 4.74%로 2.4bp 내렸다. 반면 2년물은 3.91%로 18.2bp 뛰었다.
금리와 국채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냇얼라이언스 증권의 글로벌 채권 책임자 앤디 브레너는 "이것은 시장에 대한 트럼프의 항복이다. 중국에 대한 관세를 유지함으로써 체면을 살렸다"고 평가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정보기술(IT) 담당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기술주에서 이번 조치는 절실히 필요했던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미국 경기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삼는다는 전망을 철회했다.
그러나 JP모건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봅 미셸은 채권 시장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채권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 목표를 훨씬 웃돌고 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연준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시티그룹은 "중국을 제외한 상호관세가 유예됐다고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피한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채 금리 상승과 주식 반등에 힘입어 달러화가 오르지 않는 것은 상호관세 유예만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짚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는 경기침체나 미국 경제의 장기 생산성 하락에 대한 두려움 탓에 미국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한 자산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약 8천억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한 중국 정부와 같은 큰손들이 관세 보복 조치 차원에서 안전자산을 던질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안전자산 처분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WSJ은 금융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더라도 연준이 개입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면서도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 전반의 기업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만큼 무역전쟁을 끝내는 것은 시장에 큰 안도감을 주지 못할 수 있다고 봤다.
WSJ은 "9일의 반전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멈출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시장의 자신감을 강화했지만, 지속적인 반등을 위해선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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