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경제 전망 금융위기 이후 최악


미국 기업들 경제 전망 금융위기 이후 최악

S&P 500 기업 중 9%만 올해 실적 전망 상향
27%는 낮춰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기업들의 향후 경기 전망이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기업 가운데 27%가 올해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봤으며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9%에 불과했다.

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실적발표 시즌의 초기 기업 컨퍼런스콜 내용을 분석한 결과 거시 경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 언급 대비 부정적 언급 비율이 금융위기 당시이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실적 발표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치기 때문에 긍정적 언급이 많은 편이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전쟁 이후 S&P 500지수가 2월 고점 대비 15%나 떨어지는 등 시장 상황이 안 좋아 비관론이 많이 높아진 상태다.

실제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악화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 S&P 500지수 기업 중 27%가 2025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반면 9%만이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자동차 분야가 수익 전망이 가장 안 좋았다고 씨티그룹은 밝혔다.

자동차업체들은 이번 달에 향후 12개월 수익 전망을 평균 9% 낮췄다.

이에 비해 불황기에 강한 식품 및 생필품 기업들은 실적 전망치를 1% 이상 올리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시장 전략가 짐 폴슨은 "거의 모든 기업 CEO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면서 "기업 환경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은 반도체 산업을 뒤흔들 관세전쟁의 영향을 정량화할 방법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델타항공은 글로벌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며 연간 실적 전망을 아예 내놓지 못했고, 다국적 소비재 기업 킴벌리 클라크는 무역전쟁 영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올해 수익 기대치를 낮췄다.

BofA는 최근 기업들이 실적 전망치를 못 내놓으면서 코로나19 당시와 같은 '정보 공백' 기간이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거시 자산전략가 케일라 시더는 "모든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기업이 실적 전망치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에게는 관세 협상이 보다 구체화될 때까지 양방향 리스크가 계속되고 변동성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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