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에도 "이 소리 들었나"…총탄 스친 지 1년간 달라진 트럼프
측근들 "당시 사건, 트럼프 마음에 계속 남아…더 결연해져"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지금 들린 이 소리, 여러분도 들었나요?"
이달 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독립 250주년 행사. 연단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선가 폭죽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나자 이렇게 물었다.
그는 "걱정하지 마세요. 불꽃놀이 소리일 뿐입니다. 그러길 바라요"라고 농담조로 연설을 이어가며 청중을 안도시켰지만 "저 소리는 나도 맘에 들지 않는다"는 말도 함께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그를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한지 1년 즈음이 된 시점에 나왔다.
지난해 7월 13일 공화당 대선후 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연설 중 20세 총격범이 쏜 총탄에 맞았다. 다행히 총알이 귀로 스치면서 그는 목숨을 건졌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 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 내면의 변화를 겪었다고 측근들과 보좌진은 전했다.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당시 사건은 항상 그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것 같다"며 "그는 여전히 거칠고 강한 사람이며 승려가 된 것은 아니지만, 더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친구들에게도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이번 주 생일을 맞은 자신에게 그가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로저 스톤은 "버틀러에서 벌어진 암살 시도 사건 이후 그는 더 평온해지고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는 신의 뜻에 따라 살아남았다고 믿는다"며 "그는 지금도 자신이 신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한 인터뷰에서 "모든 대통령이 '하나님이 미국을 축복하신다'고 말하지만, 트럼프에게는 그 말이 훨씬 더 깊고 개인적인 의미를 지니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날의 일은 끔찍하고 비극적이었지만, 미국 국민은 그가 얼마나 투지 있는 사람인지 보게 됐다"며 "결국 (당시 사건은) 사람들에게 그의 인격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고, 그것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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