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기록 쓰는 미 증시…'가치 타당성' 논쟁도 불붙어


최고가 기록 쓰는 미 증시…'가치 타당성' 논쟁도 불붙어

선행 주가수익비율 22.2…최근 10년 평균보다 20% 가까이 높아
"통상 고평가되는 기술기업 늘었고 대기업 수익도 높아져" 반론도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트럼프발(發) 관세의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미국 증시가 잇따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쓰면서 현재의 가치평가가 타당한지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 증시가 어느 때보다 더 값비싸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현재의 높은 가치평가가 다가올 약세장에 대한 신호인지, 아니면 기술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의 이익 전망으로 정당화되는지를 두고 논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루이스트 자문서비스의 키스 러너는 "모든 역사적 잣대에 비춰봐도 시장의 가치평가는 비싸다"며 "투자자들이 고심하는 질문은 '그게 정당하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의 데이터에 따르면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향후 1년간의 예상 수익 대비 주가 비율)은 지난달 말 이후 향후 1년간 이익 예상치의 22배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17일 기준으로는 22.2배인데, 이는 이 수치의 과거 40년간 평균인 15.8보다 40% 이상 높은 것이고, 최근 10년간의 평균인 18.6을 20% 가까이 상회한다.

또 향후 예상 매출액을 주가와 견준 비율을 봐도 과거 20년간의 평균치보다 60% 이상 높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매디슨 인베스트먼트의 패트릭 라이언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은 분명히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가치평가에서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역사적 비교가 유의미한지를 둘러싼 반론도 있다.

통상적으로 더 높게 가치평가를 받는 기술기업 및 이들과 관련된 업체들이 지수에 더 많이 반영되면서 주가수익비율을 끌어올렸고, 대형 업체들의 수익 창출 능력을 볼 때 더 높은 가치평가를 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S&P 500지수와 다우존스 지수를 관리하는 'S&P 다우존스지수'에 따르면 S&P 500에 속하는 기업들의 수익은 2014년 9%에서 2024년 12%로 상승했다.

미국의 직장인 개인연금인 401k나 기타 노후 연금 등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인다는 점이나 펀드 수수료가 낮아져 주식 투자가 쉬워졌다는 점도 고가치평가의 잠재적 요인일 수 있다.

또 인공지능(AI) 도입이 전반적으로 경제에 혜택을 준다면 향후 몇 년간 수익의 성장이 상당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가치평가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수석전략가 에드 클리솔드는 말했다.

이런 가운데 관세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교역 상대국에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일부 국가와는 그전에 협상 타결에 실패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조기 퇴임도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 가운데 그 성적표도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수석 글로벌시장 전략가 스콧 렌은 "가치평가 면에서 주식들은 상당히 (가격이) 높다"면서도 타당한 가치평가를 하는 게 예전보다 더 까다로워졌다고 지적했다.

렌 전략가는 "모래밭에서 비싸다와 비싸지 않다 사이의 경계선이 어디냐"며 "그걸 따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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