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6개월간 이민자 120만명 미 노동시장서 사라져


트럼프 집권 6개월간 이민자 120만명 미 노동시장서 사라져

불법체류·합법체류 합친 숫자…미 노동시장 20%가 이민자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6개월간 미국 노동시장에서 120만명 넘는 이민자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1월부터 7월말까지의 인구조사 예비자료를 분석해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는 불법 체류 이민자와 합법 체류 이민자를 합친 숫자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민자는 미국 노동시장의 거의 20%를 차지한다. 농업과 어업, 임업 노동자의 45%가 이민자고 건설 노동자와 서비스업 종사자도 각각 30%와 24%가 이민자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노동경제학자 피아 오레니어스는 보통 미국의 일자리 성장에 이민자가 최소 50% 기여한다면서 "국경을 넘어오는 행렬이 기본적으로 중단됐고 일자리 창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단속을 두려워하는 이민자 노동자들과 노동력 수급이 쉽지 않은 고용주들의 고충도 상당하다.

캘리포니아주 센트럴밸리 지역에서 토마토를 수확하는 이민자 리디아는 10대 시절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에 건너왔다. 20년 넘게 미국에 살았고 학교에 다니는 자녀도 셋 있다.

요즘은 이민당국의 눈에 띄어 추방될까 근심이다. 리디아는 AP통신에 "운전을 하다가 차를 세우고 (체류) 서류를 보여달라고 할 것 같아 걱정"이라며 "(추방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 삶은 미국에 있는데 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도 너무 걱정스럽다"고 했다.

미 농장노동자 권익보호 단체에서 일하는 엘리자베스 로드리게즈는 옥수수와 면화 같은 작물 수확을 앞두고 일손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

그는 이민당국의 단속으로 모든 것이 멈춘 상태라면서 "5월에 수박과 멜론 수확 피크였는데 (수확이) 지연됐고 작물이 많이 버려졌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에서 감귤류와 아보카도, 커피 등을 재배하는 농장을 운영하는 리사 테이트도 업체에서 보내주는 일용직 노동자를 주로 쓰고 있어 작업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AP는 건설 분야와 돌봄 분야에서도 이민자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단속으로 각 분야에서 필요한 노동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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