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파 활동가 잔혹 암살 장면 SNS에…순식간에 1천만명 봤다
엑스 첫 영상 등장 후 빠르게 확산…삭제해도 새 영상 계속 올라와
온라인 반응 정치적 분열도 극심…70대 캐나다 남성 총격범 지목 해프닝도
1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학에서 열린 토론회 도중 찰리 커크가 총격당한 후 현장이 통제된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의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31)가 총격 피살당하는 잔혹한 장면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순식간에 퍼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학에서 열린 토론회 도중 커트가 총격당한 이후 몇 분 만에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등장했다.
고해상도로 찍힌 영상에는 커크의 목 상처가 그대로 드러났고, 커크의 몸이 총탄에 튕겨 나가면서 상처에서 피가 솟구치는 모습까지 담겼다.
커크가 사망 판정을 받기 2시간 전 현장에서 찍힌 이 영상은 SNS 플랫폼에서 1천100만회 이상 조회됐다.
엑스에 최초로 올라온 영상은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 텔레그램 등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과거 영상과 그래픽을 덧붙여 재편집된 형태로도 확산했다.
총격 사건 이후 몇 시간 동안 일부 SNS 운영사는 영상 삭제를 시도했으나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10일(현지시간) 총격으로 숨진 찰리 커크가 창립한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애리조나주 피닉스 본부에 마련된 추모 공간.[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NYT가 확인한 결과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서는 일부 영상에 민감 콘텐츠 경고 라벨이 붙었으나 경고 라벨 없이 그대로 노출된 영상도 남아있었다.
인스타그램과 스레드를 운영하는 메타는 일부 영상에 '성인 시청' 제한을 걸었으나 모든 영상에 적용되지는 않았다. 유튜브에서는 몇몇 영상이 삭제됐으나 새로운 영상이 계속 올라왔다.
엑스에서는 주로 뉴스 선별·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정이 영상을 퍼 날랐다. 엑스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도 일부 영상을 본 듯 "상처가 심각해 보이지만 어떻게든 찰리가 살아남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엑스 이용자 수백명이 머스크의 게시물에 댓글로 관련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커크의 어린 자녀들이 언젠가 볼 수도 있다"며 유족을 배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메타는 자사 플랫폼 내 영상 확산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엑스와 텔레그램도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유튜브는 일부 총격 영상을 삭제하거나 18세 미만 계정에 노출되지 않도록 연령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고 운영사 구글 측은 설명했다.
메타와 구글은 각각 자사 플랫폼에서 폭력적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제한한다는 방침을 오랫동안 밝혀왔다.
엑스는 과도하게 잔혹한 영상 공유를 금지하고, 폭력적인 콘텐츠를 올릴 때 경고 문구를 달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영상에 자막을 입히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검열을 피해왔다.
이런 가운데 엑스를 필두로 많은 플랫폼은 몇년 전부터 콘텐츠 검열을 줄이고 혐오 발언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10일(현지시간) 찰리 커크 피살 사건 이후 백악관에 조기가 게양된 모습.[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산하 디지털 포렌식 리서치 랩의 에머슨 브루킹 연구원은 "이처럼 잘 알려진 인물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살해당하고 그 장면이 확산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이는 엄청난 확산력을 가진 바이럴(입소문) 순간으로 남을 것이며, 미국 정치와 시민 생활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시에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번 총격 사건을 두고 정치적인 분열도 극심해 미국 사회의 양극화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당국이 용의자 신원이나 범행 동기를 밝히기 전부터 일부 누리꾼이 '편가르기'에 나섰으며, 무분별한 추측과 잘못된 정보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전직 은행원 마이클 말린슨(77)이 총격범으로 잘못 지목돼 소셜미디어에 이름과 사진이 돌아다니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이는 총격 직후 경찰이 잠시 체포했던 한 남성과 외모가 닮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NYT는 설명했다. 말린슨은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허위 정보를 퍼뜨린 개인이나 웹사이트를 상대로 소송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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