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위원장, '공격적 단속 기조 폐지' 강조


美 SEC 위원장, '공격적 단속 기조 폐지' 강조

"경미한 위반은 기업에 먼저 고지…사기꾼은 추적해 옷 벗길 것"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미국 월가의 투자자 보호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전임 행정부 때와 달리 공격적인 단속 기조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FT는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사무실 문을 때려 부수기 전에 기술적 위반 사항을 먼저 고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기술적 위반 사항이란 중대한 투자자 피해를 유발하지 않은, 장부 부실기재나 서식 오류, 늑장 신고 같은 경미한 법률·규정 위반을 가리킨다.

반면 앳킨스 위원장은 투자자들을 속이거나 그들의 돈을 훔치는 사기꾼을 추적할 준비는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신이 (70조원대 폰지 사기로 수감돼 옥중 사망한 금융 사기범) 버나드 메이도프처럼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속이고, 그들의 돈을 훔친다면 우리는 당신을 발가벗기고, 집도, 차도 없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앳킨스 위원장은 하지만 사람들에게 사전통지를 해야만 하는 다른 층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SEC가) 갑자기 들이닥쳐 (기업들의) 문을 때려 부순 뒤 '붙잡았다. 당신은 뭔가 하고 있고 그건 기술적 위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앳킨스 위원장의 이런 입장은 기업과 금융기관의 규정 위반을 강력하게 단속한 전임 게리 겐슬러 위원장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고 FT는 지적했다.

앳킨스 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SEC를 제대로 비판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최근 몇 년 새 SEC는 선례나 예측 가능성에 근거하지 않았다. 먼저 총을 쏜 뒤 나중에 질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그간 공화당이 해온 비판을 되풀이한 것이다.

FT는 공화당 성향의 규제 당국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채택한 강력한 단속 프로그램을 뒤로 되돌리면서 더 기업 친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앳킨스 위원장이 SEC를 개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앳킨스 위원장은 또 '미국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기로 하면서 전임자와 뚜렷이 차별화된 노선을 걷고 있다.

가상화폐 옹호론자인 앳킨스 위원장은 대부분의 토큰(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디지털 자산)은 증권이 아니라며 투자자들이 토큰화된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할 수 있는 규칙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주식이나 채권과 동일한 법적 권리를 갖지만,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져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증권을 사고팔 수 있는 규정을 만든다는 것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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