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기업·억만장자 초청 백악관 연회장 신축비 모금 행사
백악관에서 만찬 열어…일각선 "기업에 기부 부담" 우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대형 연회장(무도회장) 신축 자금을 모금하는 만찬을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만찬에는 록히드 마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아마존, 팔란티어 등 미국 대표 기업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석유·가스회사 '콘티넨털 리소스즈' 창립자인 해럴드 햄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 스티븐 슈워츠먼,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 창업자인 캐머런 윙클보스 및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 등 억만장자들도 자리했다.
만찬 초대장에는 이날 행사가 "웅장한 백악관 연회장을 만들자"는 주제로 기획됐으며, 만찬 주최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명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역사적으로 기업 수뇌부들이 백악관을 특별하게 만드는 데 기여해 왔지만, 이 정도 규모의 일은 이뤄진 적이 없었다"면서 연회장 신축 계획의 역사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색상과 형태가 완벽하게 어울리는 엄청난 규모의 연회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연회장은 대통령 취임식을 열 수 있을 만큼 크게 지어지고 방탄유리로 장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만찬 중 창문 커튼을 젖혀 참석자들에게 연회장 신축 공사 현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후 백악관 연회 시설이 미국의 국력이나 행사 규모에 견줘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해왔다.
백악관은 지난 7월말 백악관 동관(이스트윙)에 6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9만㎡(2만7천225평) 규모의 대형 연회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사비는 2억5천만달러(약 3천500억원)로 책정됐으며, 지난달 공사가 시작했다.
WSJ은 연회장 자금 마련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기업 등에 의무에도 없는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 공직윤리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펜실베이니아대 법학 교수인 클레어 핑켈스틴은 "만찬에 초대받은 기업 중 참석하지 않거나 기부하지 않는 기업은 이제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을 잃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 외에도 백악관과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자금 모금을 위한 모임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로즈가든, 집무실(오벌 오피스), 서관 콜로네이드(돌기둥) 등 백악관 내 여러 장소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몄다.
그는 대표적인 관광명소 링컨기념관과 알링턴 국립묘지 사이에 위치한 회전교차로 '메모리얼 서클'에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과 닮은 건축물을 세우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백악관 당국자에 따르면 이 건축비 역시 기업 기부금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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