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에게 처절하게 구애했던 토론토…"상처, 아물지 않았다"


오타니에게 처절하게 구애했던 토론토…"상처, 아물지 않았다"

2023년 FA 오타니 영입 실패한 토론토, 올해 월드시리즈서 상대

토론토 "마치 대통령처럼" 야구장에 온 오타니에 애완견 옷도 선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에서 만나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023년 12월 스토브리그에서 제대로 맞붙은 적이 있다.

두 구단은 당시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를 영입하기 위해 엄청난 물밑 경쟁을 펼쳤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다저스의 승리로 끝났다.


오타니는 당시 MLB 역대 최고 계약 규모인 10년 7억달러(약 1조원)에 도장을 찍고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토론토가 입은 내상은 상당했다.

당시 오타니 영입을 주도했던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공개적으로 "오타니 측으로부터 받은 계약 결렬 전화는 내 인생에서 가장 받기 힘든 전화였고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밝힐 정도였다.

MLB닷컴은 22일(한국시간) 토론토가 2년 전 오타니 영입에 얼마나 큰 공을 들였고 처절하게 구애했는지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오타니 영입전 패배는 토론토 구단 역사에서 큰 비극으로 남아있다"며 "오타니에게 적개심은 많이 사라졌지만, 마음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존 슈나이더 감독 등 관계자들이 그동안 소개했던 오타니 영입전 비화를 공개했다.


토론토는 오타니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였다.

토론토는 오타니가 비공개로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스프링캠프 훈련 시설을 확인하고 싶다고 하자 훈련하던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고 해당 시설을 폐쇄했다.

선수들에겐 "구단의 중요한 회의가 열린다"고 얼버무렸다.

그리고 에드워드 로저스 구단 회장, 마크 셔피로 사장, 앳킨스 단장, 슈나이더 감독 등 구단 수뇌부가 총출동해 검은색 SUV를 타고 훈련 시설에 도착한 오타니를 맞이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마치 대통령이 온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오타니는 훈련 시설 구석구석을 확인했다. 오타니는 시찰(?) 도중 시설 TV 화면을 통해 두 명의 선수가 캐치볼 하는 모습이 나오자 우려 섞인 표정을 지었고, 구단 관계자는 즉시 "이들은 이곳이 아닌 (인근) TD볼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훈련 시설 클럽하우스는 오타니를 위해 꾸며졌다.

그의 유니폼과 운동복, 그가 좋아하는 소품들이 가득했다.

MLB닷컴은 "구단 관계자 중 누군가는 오타니가 어떤 주스를 좋아하는지,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 알아내도록 지시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토론토는 오타니의 애완견 데코이를 위한 강아지 옷도 준비했다.

오타니는 토론토가 준비한 선물을 모두 챙겨 떠났고, 토론토 구단은 이 모습을 영입전 승리의 신호로 여겼다.

그러나 토론토의 구애 작전은 무참하게 깨졌다.

MLB닷컴은 "토론토는 그해 혹독한 겨울을 겪었고, 2024시즌 구단 내부엔 생기조차 느껴지지 않았다"며 오타니 영입전 실패의 여파를 소개했다.

그러나 토론토는 오타니 영입 실패 이후 리빌딩 과정을 거치며 팀을 쇄신했다.

그리고 올 시즌 우뚝 섰다. 시애틀 매리너스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7차전 혈투 끝에 꺾고 다저스가 기다리는 WS에 진출했다.

토론토가 WS를 밟는 건 1993년 이후 32년 만이다.

MLB닷컴은 "토론토가 지구상의 최고 선수인 오타니를 대체할 순 없지만, MLB는 (한두 명의 선수로 승리할 수 있는) 미국프로농구(NBA)가 아니다"라며 "토론토는 상처를 준 오타니를 WS에서 다시 만난다. 오타니가 토론토 앞에 다시 서 있다"고 표현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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