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60%가 A…하버드大 평점 인플레에 제동
20년 전 25% 미만→10년 전 40%로 A 비율 계속 늘어
학부교육 담당 학장 "평점 부여 핵심 기능 못하고 면학 분위기 해쳐"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하버드대가 평균적으로 과도하게 후한 평점을 주는 '평점 인플레이션'이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방책을 내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하버드대 학부교육 담당 학장 어맨더 클레이보는 보고서에서 최고 평점인 A를 과반수 학생들에게 주는 관행을 중단하라고 교수진에게 촉구했다.
보고서에는 교수들이 각 과목마다 평점 중앙값(median)을 발표하고, 시간에 따라 평점 분포를 검토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실렸다.
2016-2017학년도(2016년 가을-2017년 여름) 이래 하버드생들의 성적 중앙값은 항상 A였다.
요즘 하버드대 학부 과정에서 A 평점이 부여되는 비율은 60% 수준이며, 이는 10년 전의 40%보다 훨씬 높다.
20년 전에는 A 비율이 25% 미만에 불과했다.
하버드대 교지 하버드크림슨에 따르면 올해 졸업자 중 평균평점(GPA) A-인 GPA 3.7 이상인 졸업자의 비율이 82%였고, 심지어 GPA가 만점에 해당하는 4.0(반올림 포함)인 졸업자의 비율도 21%나 됐다.
이는 작년이나 재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졸업생 GPA 중 가장 흔한 점수대는 3.9였으며, 3.9 이상을 받은 졸업생의 비율은 53%로 과반이었다.
클레이보 학장은 최근에 마무리된 학년도에는 전과목 A를 받은 1학년생의 수가 직전 학년도 대비 12% 감소했다며, 평점 인플레이션 관행에 약간의 개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클레이보 학장은 "요즘의 관행은 평점 부여의 핵심적 기능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더 포괄적으로 대학의 면학 분위기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들 등 명문대 상당수에서도 평점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 중 하나는 '학점이 짠 교수'나 '학점 따기 힘든 과목'으로 소문이 날 경우 수강생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또 '가면 증후군'이나 어려운 가정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있으니 때로는 사정을 봐줘야 한다는 교수들의 부담감과, 평점을 잘 달라고 교수에게 요구하는 학생들의 압박도 작용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가면 증후군'은 개인이 본인의 성공과 성과를 본인 능력 때문이 아니라 운이나 외부 요인 덕택이라고 생각해 불안해하는 심리 상태를 가리킨다.
보고서와 별도로, 따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는 현행 최고평점인 A 위에 제한적으로만 줄 수 있는 A+ 평점을 신설해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을 구분함으로써, 우리 대학의 평점이 제공하는 정보를 늘리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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