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밥줄 끊겼는데…트럼프 '개츠비' 테마 호화파티 논란
마러라고서 핼러윈 파티…민주당 "트럼프, 국민 신경 안 써" 비판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식료품 보조금이 지급 중단되기 직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한 개츠비'를 주제로 한 핼러윈 파티를 열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핼러윈인 지난달 31일 자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파티를 열었다.
이날 파티에는 트럼프의 딸 이방카와 티파니, 사위 재러드 쿠슈너,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백악관과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열린 파티의 주제는 '작은 파티 한 번 한다고 아무도 죽지 않는다'(A little party never killed nobody)였다.
파티 주제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1925년 작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각색해 2013년 배즈 루어먼 감독이 연출한 영화의 사운드트랙 제목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번 파티의 테마가 '위대한 개츠비'임을 보여주듯 공개된 사진을 보면 '재즈 시대'의 화려한 복장을 한 참석자들이 눈에 띈다.
재즈 시대는 1차대전 후부터 1920년대까지 미국의 경제적 번영과 자유분방한 사회 분위기를 바탕으로 향락과 사치가 횡행했던 시기로, 대공황과 함께 막을 내렸다.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이 재즈 시대의 명암을 날카롭게 보여준 대표적인 문학 작품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저소득층 식료품 구입비 보조 프로그램인 '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중단 직전에 이런 파티를 열자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미 농무부는 지난 1일부터 재원 고갈을 이유로 저소득층 4천200만명이 지원받고 있는 SNAP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민주당은 '위대한 개츠비'가 1920년대 부와 계급 분열을 묘사한 소설이라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켄 마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으로 인해 SNAP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할 수 있는 미국인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트럼프는 자신과 부유한 친구들 외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지적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가 미국인 4천200만명의 SNAP 혜택이 사라지는 도중 '위대한 개츠비' 파티를 열었다"며 "그는 당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썼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도 엑스에 파티 사진을 공유하며 "그가 미국인들 앞에 비인간성을 드러내는 방식은 항상 놀랍다"라고 말했다.
dy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