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보수파인데"…MAGA 일각, 인도계에 "미국 떠나라" 공격
힌두교 명절 축하 인사 올린 인도계 FBI 국장에 기독교·보수파 혐오 댓글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최근 미국에서 존재감이 급상승한 인도계 미국인들에 대한 보수세력 내 거부감이 확산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힌두교의 가장 큰 명절인 디왈리를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가 미국 내 보수세력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한 기독교 목사는 인도계 이민자 2세인 파텔 국장을 향해 "인도로 돌아가서 악마들을 숭배하라"라고 썼고, 다른 X 사용자는 "내 나라에서 떠나라"고 공격했다.
힌두교 전통 축제인 디왈리와 관련한 게시물을 올린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비벡 라마스와미 전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의 X 계정에도 인도계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를 표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인도 펀자브 출신의 시크교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경쟁한 인물이다.
기업가 출신인 라마스와미도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한 인도계 이민 2세다.
미국 사회에서 인도계가 약진이 이어지면서 반감도 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해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인도계 정치인 2명이 출마를 선언한 것과는 별개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도 인도계 정치인이었다.
또한 로 칸나(민주·캘리포니아), 프라밀라 자야팔(민주·워싱턴), 라자 크리슈나무르티(민주·일리노이),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슈리 타네다르(민주·미시간) 하원의원 등 연방 의회에서도 인도계가 세력을 늘리고 있다.
이와 함께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등 재계에서도 인도계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성공한 이민자 집단으로 꼽히는 인도계에 대한 질시의 시선은 이념적 성향과 관련 없이 존재하지만, 보수파 내부에서 더 뚜렷하게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에선 '백인 기독교인만이 미국인'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될 정도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마가 내부에선 '전문직 비자'인 H-1B 비자와 관련해 인도계를 공격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H-1B 비자 소지자의 70% 이상이 인도 출신일 만큼 인도계가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SNS)의 각종 극우 계정은 인도계 이민자를 미국인의 고임금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로 규정하며 추방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의 문화를 후진적이라고 비판하고, 악취가 난다는 고정관념도 퍼뜨리고 있다.
온라인 극우 커뮤니티를 연구하는 로힛 초프라 산타클라라대학 교수는 "인도계 미국인이 공격하기 쉬운 표적이 된 것은 사회적 성공과 두드러진 존재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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