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취임 맘다니 "대담하게 시정"…첫 조치는 세입자 보호
4시간전
"민주사회주의자로 당선…급진적 비칠까 두려워 원칙 포기 안해"
영하 추위 속 뉴욕시청 앞 취임 행사…성경 대신 쿠란에 손 얹고 선서
취임식 당일에 세입자 보호·주택공급 행정명령 서명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김경윤 기자 = 조란 맘다니(34) 신임 미국 뉴욕시장은 1일(현지시간) 급진적이라고 여겨질까 두려워 원칙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사회주의자로서 포괄적이고 대담하게 시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맘다니 시장은 이날 뉴욕시청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오늘로 새로운 시대가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뉴욕주 의원으로 무명에 가까웠던 정치 신인이었던 맘다니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시민들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내걸고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11월 뉴욕시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인도계 무슬림으로, 무슬림이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의 시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보수 진영에서는 부자 증세, 임대료 동결, 무상보육, 무상버스 등으로 대표되는 맘다니 시장의 정책 공약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고 우려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맘다니를 두고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이념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맘다니 시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이번 뉴욕시 당국을 불신과 경멸의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 정치가 영구적으로 망가졌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뉴욕시민이라면 나는 여러분의 시장이다. 의견이 일치하든 일치하지 않든 나는 여러분을 보호하고, 여러분과 함께 축하하고, 애도할 것이며 단 1초도 여러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의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맘다니 시장은 "급진적이라고 여겨질까 두려워 원칙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부끄러움이나 불안함 없이 시정을 펼치고, 우리가 믿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민주사회주의자로 당선됐고, 민주사회주의자로 시정을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우리는 광범위하고 대담하게 시정을 펼칠 것"이라며 "이제 뉴욕시청은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행정력을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맘다니 시장의 이 같은 취임 일성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를 포함한 미 언론들은 노동자 계층과 취약 계층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했다.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 진영의 좌장 격인 버니 샌더스(버몬트·무소속) 연방 상원의원과 역시 진보 진영의 젊은 리더로 주목받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이 취임식에 참석한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었다.
이날 취임사에 앞서 맘다니 시장은 이슬람 경전 쿠란에 왼손을 올리고 취임 선서를 했다. 취임 선서는 샌더스 의원이 주재했고,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취임식 개회사를 맡았다.
취임 행사를 전후해 시청 인근 브로드웨이 거리에서는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 시민 수만 명이 블록파티(지역 주민들이 주로 거리에서 하는 대규모 파티)에 참가해 맘다니가 시장직을 맡는 장면을 함께 지켜봤다.
공개 취임 행사에 앞서 맘다니 시장은 임기 개시 시점인 이날 0시 1분(한국시간 1일 오후 2시 1분)에 현재는 폐쇄된 옛 뉴욕시청역 역사 계단에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의 주재 아래 공식 취임 선서를 하고 법적인 시장 임기를 개시했다.
자정 취임식에는 뉴욕공공도서관이 소장한 아프리카계 작가 겸 역사가인 아투로 숌버그의 쿠란과 맘다니 시장의 조부가 사용하던 쿠란이 선서용으로 사용됐다.
오후 공개 취임식에선 맘다니 시장의 조모가 사용하던 쿠란이 선서에 사용됐다.
뉴욕시장 취임 선서에 성경 대신 쿠란이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곧바로 시정에 돌입한 맘다니 시장은 뉴욕 세입자 보호 및 주택 건설 관련 행정명령을 연달아 내리며 공약 실천에 나섰다.
NYT와 NBC 뉴스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은 취임 직후 플랫부시 소재 '임대료 안정 아파트'(뉴욕시가 임대료 상승률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아파트)를 찾아가 관리 미비에 대한 거주민들의 불만 사항을 들었고, 시 정부가 임대차 갈등 상황에서 세입자 보호에 나서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맘다니 시장은 "만약 당신의 임대인이 책임감 있게 당신의 집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시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 2건의 태스크포스(TF)팀 신설 행정명령을 통해 주택 공급 확대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주택 태스크포스(TF) 'LIFT'(Land Inventory Fast Track)를 가동해 오는 7월까지 주택 건설에 쓸 시유지를 찾고, 또 다른 TF 'SPEED'(Streamlining Procedures to Expedite Equitable Development)를 통해 프로젝트 속도를 떨어뜨리는 인허가 등 장애물을 찾아 없앨 예정이다.
맘다니 시장은 "우리는 세입자를 지원할 것이고 새 주택을 지어서 뉴욕 시민들이 더 빠르게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자 정책 지우기에도 나섰다.
그는 블록체인 관련 조직 신설 결정과 이민관세단속국(ICE) 소속 요원들이 라이커스 섬 교도소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을 허가한 결정 등 2건을 취소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모두 에릭 애덤스 전 뉴욕 시장이 2024년 9월 뇌물 수수, 전자금융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후 결정한 조치들이었다.
heeva@yna.co.kr
영하 추위 속 뉴욕시청 앞 취임 행사…성경 대신 쿠란에 손 얹고 선서
취임식 당일에 세입자 보호·주택공급 행정명령 서명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김경윤 기자 = 조란 맘다니(34) 신임 미국 뉴욕시장은 1일(현지시간) 급진적이라고 여겨질까 두려워 원칙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사회주의자로서 포괄적이고 대담하게 시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맘다니 시장은 이날 뉴욕시청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오늘로 새로운 시대가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뉴욕주 의원으로 무명에 가까웠던 정치 신인이었던 맘다니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시민들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내걸고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11월 뉴욕시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인도계 무슬림으로, 무슬림이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의 시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보수 진영에서는 부자 증세, 임대료 동결, 무상보육, 무상버스 등으로 대표되는 맘다니 시장의 정책 공약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고 우려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맘다니를 두고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이념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이어 "여러분이 뉴욕시민이라면 나는 여러분의 시장이다. 의견이 일치하든 일치하지 않든 나는 여러분을 보호하고, 여러분과 함께 축하하고, 애도할 것이며 단 1초도 여러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의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맘다니 시장은 "급진적이라고 여겨질까 두려워 원칙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부끄러움이나 불안함 없이 시정을 펼치고, 우리가 믿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민주사회주의자로 당선됐고, 민주사회주의자로 시정을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우리는 광범위하고 대담하게 시정을 펼칠 것"이라며 "이제 뉴욕시청은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행정력을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맘다니 시장의 이 같은 취임 일성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를 포함한 미 언론들은 노동자 계층과 취약 계층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했다.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 진영의 좌장 격인 버니 샌더스(버몬트·무소속) 연방 상원의원과 역시 진보 진영의 젊은 리더로 주목받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이 취임식에 참석한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었다.
이날 취임사에 앞서 맘다니 시장은 이슬람 경전 쿠란에 왼손을 올리고 취임 선서를 했다. 취임 선서는 샌더스 의원이 주재했고,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취임식 개회사를 맡았다.
취임 행사를 전후해 시청 인근 브로드웨이 거리에서는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 시민 수만 명이 블록파티(지역 주민들이 주로 거리에서 하는 대규모 파티)에 참가해 맘다니가 시장직을 맡는 장면을 함께 지켜봤다.
공개 취임 행사에 앞서 맘다니 시장은 임기 개시 시점인 이날 0시 1분(한국시간 1일 오후 2시 1분)에 현재는 폐쇄된 옛 뉴욕시청역 역사 계단에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의 주재 아래 공식 취임 선서를 하고 법적인 시장 임기를 개시했다.
자정 취임식에는 뉴욕공공도서관이 소장한 아프리카계 작가 겸 역사가인 아투로 숌버그의 쿠란과 맘다니 시장의 조부가 사용하던 쿠란이 선서용으로 사용됐다.
오후 공개 취임식에선 맘다니 시장의 조모가 사용하던 쿠란이 선서에 사용됐다.
뉴욕시장 취임 선서에 성경 대신 쿠란이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곧바로 시정에 돌입한 맘다니 시장은 뉴욕 세입자 보호 및 주택 건설 관련 행정명령을 연달아 내리며 공약 실천에 나섰다.
NYT와 NBC 뉴스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은 취임 직후 플랫부시 소재 '임대료 안정 아파트'(뉴욕시가 임대료 상승률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아파트)를 찾아가 관리 미비에 대한 거주민들의 불만 사항을 들었고, 시 정부가 임대차 갈등 상황에서 세입자 보호에 나서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맘다니 시장은 "만약 당신의 임대인이 책임감 있게 당신의 집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시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 2건의 태스크포스(TF)팀 신설 행정명령을 통해 주택 공급 확대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주택 태스크포스(TF) 'LIFT'(Land Inventory Fast Track)를 가동해 오는 7월까지 주택 건설에 쓸 시유지를 찾고, 또 다른 TF 'SPEED'(Streamlining Procedures to Expedite Equitable Development)를 통해 프로젝트 속도를 떨어뜨리는 인허가 등 장애물을 찾아 없앨 예정이다.
맘다니 시장은 "우리는 세입자를 지원할 것이고 새 주택을 지어서 뉴욕 시민들이 더 빠르게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자 정책 지우기에도 나섰다.
그는 블록체인 관련 조직 신설 결정과 이민관세단속국(ICE) 소속 요원들이 라이커스 섬 교도소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을 허가한 결정 등 2건을 취소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모두 에릭 애덤스 전 뉴욕 시장이 2024년 9월 뇌물 수수, 전자금융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후 결정한 조치들이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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