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양제츠에 "러 지원시 중대결과" 경고…中 "러와 교역"(종합3보)


설리번, 양제츠에 "러 지원시 중대결과" 경고…中 "러와 교역"(종합3보)

美 "北의 긴장조성행위 심각 우려"…ICBM 시험발사 제지 中역할 거론한듯

中 "매우 위험한 길에서 더 멀리 가지 말라"…대만문제 경고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왼쪽)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왼쪽)

[AF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 베이징=연합뉴스) 김경희 조준형 특파원 =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중대 기로에 선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대화했고, 북한 문제도 논의했다"며 "이 또한 우리의 주의를 요구하는 긴장 조성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의 최근 긴장 조성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설리번 보좌관은 이들 우려뿐 아니라 현시점에서 취할 필요가 있는 조치들과 중국과 함께 관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일들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가 언급한 '북한의 최근 긴장 조성 행위'는 올해 들어 잇따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특히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두 차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시스템) 시험과 ICBM 발사 준비 움직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복원과 같은 핵활동 재개 움직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설리번은 북한의 '도발 중단'을 설득할 것을 중국에 요청하는 한편, 북한이 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도 대북 제재 강화에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가까운 미래에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류사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가 아닌 다른 길로 가도록 압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더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동시다발적 북한 도발 동향 포착
[그래픽] 동시다발적 북한 도발 동향 포착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동창리와 풍계리, 금강산, 영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북한의 도발 동향이 포착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치솟고 있다. bjbi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설리번 보좌관은 대화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추는 데에 솔직하고 깊은 우려를 표하고 양국 간 소통을 위해 연락선을 유지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은 특정한 행동의 의미와 그것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가 전달한 것은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이나 제재를 위반하는 다른 지원을 할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물질적 지원이든, 경제적 지원이든, 재정적 지원이든 모든 형태의 지원 제공의 범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지원도 우리에겐 큰 우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의 러시아 지원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중국 간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할 뿐만 아니라 군사적, 경제적 지원에 나서는 것을 강력히 경고했음을 시사하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또 러시아와 거래한 중국 법인 또는 개인을 제재하는 이른바 '2차 제재'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 중국 제재 가능성에 대해 질문받자 "(미국이) 러시아 측과의 관계를 처리할 때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지 말 것을 미국에 강렬하게 요구한다"며 "중국과 러시아 양측은 앞으로 상호 존중과 평등·호혜의 정신에 따라 정상적인 무역 협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설리번은 지난 13일 미국 언론에 출연해 "우리(미국)는 어떤 나라가 경제 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손실에 대해 벌충해 주는 것을 좌시하거나 지켜보지 않겠다는 점을 중국에 전달했다"며 제재 회피를 도울 경우 분명히 대가가 있을 것임을 중국에 직접, 비공개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14일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 때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장비와 지원을 요청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부인한 바 있다.

이번 회동에 대한 중국 측 발표에는 대만 문제에 대한 우려 표명이 강조됐다.

설리번·양제츠 만난 로마 호텔 떠나는 중국 대표단 탑승 차량
설리번·양제츠 만난 로마 호텔 떠나는 중국 대표단 탑승 차량

(로마 EPA=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의 회담이 진행된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중국 대표단이 탑승한 차량이 떠나고 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양측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북한 문제 등 미중 관계와 관련한 전반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2022.3.15 leekm@yna.co.kr

양 정치국원은 "중국은 최근 대만 문제와 관련된 미국의 잘못된 언행에 엄중한 우려와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며 대만 독립 세력 지지와 대만 카드화 시도는 실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관영 중앙(CC)TV가 보도했다.

그는 대만 문제의 높은 민감성을 인정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라고 요구하면서 "매우 위험한 길에서 더 멀리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특사단 성격을 가진 전직 미국 외교·안보 고위 관리들이 이달 초 대만을 방문하는 등 미국과 대만의 협력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더욱 심화하는 데 대해 강한 견제구를 던진 것이었다.

이와 함께 양 정치국원은 홍콩, 신장, 티베트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에 관한 것이자 내정 문제라며 외부 간섭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정치국원은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음을 추구하되, 다른 점은 그대로 두는 것)와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는 원칙 아래 협력의 다리를 놓는 것이 미중관계의 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작년 11월 미중 영상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및 상생의 원칙 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양 정치국원은 강조했다.

양 정치국원은 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중국 측은 사실과 다른 정보를 배포하고 중국의 입장을 음해하는 모든 언행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군사 지원 요청을 받았다는 등의 서방 매체발 보도에 대한 불만 표시로 해석됐다.

CCTV는 이번 회동에 대해 "중·미 관계와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건설적인 의사소통을 했다"고 평가했다.

작년 10월 취리히에서 회동한 지 5개월여 만에 만난 두 사람의 대화는 7시간가량 진행됐다고 미국 측이 밝혔다.

설리번·양제츠 회동한 로마 호텔 나서는 중국 대표단
설리번·양제츠 회동한 로마 호텔 나서는 중국 대표단

(로마 EPA=연합뉴스) 중국 대표단이 14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의 회담이 진행된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을 떠나고 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양측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북한 문제 등 미중 관계와 관련한 전반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2022.3.15 leekm@yna.co.kr

kyunghee@yna.co.kr,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3/15 18:02 송고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