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협상 결렬에…캐나다대사 "집 계약서에 난방·차고 빠진 셈"


대미협상 결렬에…캐나다대사 "집 계약서에 난방·차고 빠진 셈"

무역협상 결렬 내막 공개…"캐나다가 이해한 내용과 문서 달랐다"

"중·대형 차량 관세 문제도 주요 쟁점…미국과 소통은 계속"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마크 와이즈먼 주미 캐나다 대사는 최근 결렬된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해 캐나다가 이해한 내용과 실제 문서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와이즈먼 대사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1일 밤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된 배경은 특정 쟁점 하나 때문이 아니라, 캐나다 측이 합의된 것으로 이해한 내용과 실제 문서에 담긴 내용 사이에 차이가 반복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상 과정을 주택 매매에 비유하기도 했다.

집을 사기로 하고 악수했는데 계약서를 자세히 보니 가전제품은 빠져있고, 난방기에는 보증이 없고, 차고와 정원은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한 것과 같았다는 비유다.

와이즈먼 대사는 "합의된 것으로 우리가 이해했던 내용과 문서에 나타난 내용이 상당히 달랐다"며 "이런 일이 한두 번이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일관되게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해석이 가장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뤄졌다"며 결국 협상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중·대형 차량에 대한 관세 문제가 양국 협상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와이즈먼 대사는 "캐나다는 중형 및 대형 차량도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해야 했다"며 "우리는 캐나다에서 자동차 조립산업의 존재 자체를 보호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캐나다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이 문제와 관련돼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것이 협상 결렬 이유는 아니라며, "여러 문제 중 하나의 구체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캐나다에 대해 다른 국가와의 무역협정 체결 능력, 프랑스어 사용 정책을 제한하려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와이즈먼 대사는 "미국과의 합의로 캐나다가 다른 지역과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무역 관계를 구축할 능력이 제한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문제가 특정 국가, 특히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또 협상 과정에서 디지털 서비스와 미국계 스트리밍 업체의 프랑스어 콘텐츠 제공 등이 논의됐다고 확인한 뒤, 캐나다에서 프랑스어를 보호하고 발전시키는 문제는 "협상 불가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와이즈먼 대사는 "캐나다에서 사업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디지털 분야든 다른 분야든 이런 근본적인 현실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협상 결렬에 대해 "우리는 실망했다. 열심히 노력했다"면서도 "불공정하고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며, 합의의 신뢰성 자체를 문제 삼게 만드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협상 재개 여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미 행정부와 소통은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 결렬로 미국은 22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역시 오는 9월 8일부터 같은 규모로 보복 관세를 시행할 방침이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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