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잘못된 규제·세제 과감 혁신…부동산 직접 챙기겠다"(종합2보)

尹 "잘못된 규제·세제 과감 혁신…부동산 직접 챙기겠다"(종합2보)

인수위 국토부 업무보고 깜짝 등장…"다주택자 무리한 규제 과연 맞는지 살펴야"

文정부와 반대 기조 재확인하며 부처 다잡고 시장에 메시지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2분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3.25 [공동취재]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에 직접 참석,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지적하며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윤 당선인이 인수위의 정부 부처·기관 업무보고에 참석한 것은 이날이 처음으로, 한때 제기됐던 '부동산 정책 홀대론'에 선을 긋고 현 정부와 대비되는 정책 기조를 부각한 모습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경제2분과의 국토부 업무보고에 '깜짝' 등장했다.

업무보고 시작 시간인 오후 4시를 불과 5분 앞두고 '윤 당선인이 국토부 업무보고에 들러 관계자들을 격려한다'는 공지가 전달됐다.

윤 당선인은 직접 국토부 업무보고를 찾은 이유에 대해 "업무보고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지만 주택 문제에 대해 워낙 국민적 관심이 많고 중요해서"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현 정부에서) 주택 정책이 28차례 반복되며 결국 엄청난 집값 상승을 부채질했다"며 "(집값 상승은) 결국 시장의 생리를 외면한 그런 정책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 가격이 안정되면 무리해 집을 살 이유가 없어져 수요가 줄어드니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며 "주택 가격이 뛰면 더욱 불안해지는 상황을 가만히 놔두면 균형을 이탈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잘 관리해서 가격 안정으로 균형점을 향해 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국토부 업무보고 현장 방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국토부 업무보고 현장 방문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2분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2022.3.25 [공동취재] hkmpooh@yna.co.kr

윤 당선인은 특히 공급 규제 완화, 다주택자 규제 완화, 택지 공급 확대 등을 거론했다.

그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주택자를 철저히 응징·제재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고, 시장 원리에 따라 무리하게 규제를 하면 안 된다는 분들도 계신다"며 "결국 매매·거래는 시장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다주택자를 무리하게 규제하는 게 과연 맞는지 더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가장 기본적으로는 수요에 맞게 실제 시장과 물건의 공급이 매물로 나오고 새로운 공급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주택 건축에 대한 규제 완화가 따라와야 하고 택지 공급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를 마이크로(미세)하게 보기보다는 전체 경제와 관련해서 다뤄달라"며 "주택 정책에 대한 차기 정부의 방향이 어떤 것인지 국민이 안심하도록 유익한 결과를 내달라"고 인수위원과 국토부에 당부했다.

앞서 인수위 구성 당시 인수위원에 부동산 전문가가 한명도 없어 부동산 정책이 홀대받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경제2분과에 전문가들을 투입하고, 추가로 부동산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지난해 12월 강북구 미아동 재건축 정비구역 찾은 윤석열·오세훈
지난해 12월 강북구 미아동 재건축 정비구역 찾은 윤석열·오세훈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 당선인은 페이스북에도 별도의 글을 올려 "주택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돼야 하고 이를 위해 잘못된 규제와 세제는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고 "앞으로도 관심 갖고 직접 챙기겠다"고 거듭 밝혔다.

윤 당선인은 "세계적인 금리 인상 시기에 부동산 시장이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 성과에 조급해하지 않고 시장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수위 경제2분과 전문위원 중 부동산 전문가는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 정종대 서울시 주택정책지원센터장, 백원국 국토부 국토정책관,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이다.

김성보 실장은 2020년 8월 정부가 발표한 '8·4 부동산 정책'에 대해 공개 반대 입장을 표한 인물로,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추가 구성된 부동산 TF는 심교언 교수가 이끌고 세제·금융 담당 경제1분과와 부동산 담당 경제2분과가 협업해 전방위 종합 대책을 논의한다. 심 교수 역시 대표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론자로,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 입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발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발언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2분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3.25 [공동취재] hkmpooh@yna.co.kr

이러한 인수위 구성으로 볼 때 인수위가 현 정부의 공공 공급·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폐기하고 서울시 모델로 새롭게 정책을 재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여기에 이날 윤 당선인까지 직접 부동산 업무보고 현장에 참석해 시장과 부처에 선명한 메시지를 재차 던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공급 확대 기대감에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집값 상승이 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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