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아무것도 아닌 사람"…'신분없어 책임없다' 계산발언?

김건희 "아무것도 아닌 사람"…'신분없어 책임없다' 계산발언?

액면 그대로 '몸낮추기' 감정적 호소이자 수사 대응 전략 '다중 포석' 관측
구속영장 청구 속 대응 주목…특검선 혐의 부인…"尹 공범관계 끊어낼 의도"

 

피의자 조사 마친 김건희 여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피의자 조사 마친 김건희 여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2025.8.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지난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첫 조사에 출석한 김건희 여사가 스스로를 가리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각종 의혹에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계산된 발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 오전 민중기 특검팀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정면으로 겨냥한 특검팀에 피의자로 처음 공개 출석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모양새이자 한편으로는 수사 대응 전략까지 염두에 두고 고심해서 내놓은 발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발언은 외면적으로 분노한 민심에 대한 사과 형식을 띠고 있다. 액면 그대로 자신의 불찰을 사과하는 의사표시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영부인의 지위를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고 사적 이익을 누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자신에겐 그럴만한 힘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사와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전략적 의중이 담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여사는 전날 11시간 가까이 진행된 대면 조사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부인이었지만 공식적인 자리를 맡지 않은 자신에게는 영향력을 행사할 아무런 직위도, 권한도 없다는 취지다.

김 여사는 '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다. 특가법상 알선수재죄는 민간인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알선하고 금품이나 이익을 받았을 경우 처벌된다. 공무원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사항에 관해 알선한 경우 뇌물을 받는 알선수뢰가 된다.

일반인이 공무원 직무에 관해 알선하고 재물을 챙긴다는 점에서 변호사법 위반죄와도 유사한 구조다.

김 여사는 앞서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 때는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검팀은 청탁금지법 대신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는데, 자신의 지위를 낮춰 이런 혐의도 부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범죄가 되려면 행위의 주체로서 일정한 신분을 요구하는 범죄가 신분범이다. 대표적인 유형이 뇌물죄, 직권남용죄,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등이다.

공무원 신분이 아니면 뇌물을 수수한 수뢰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민간인은 금품 등 재물을 수수할 경우 수재죄의 주체가 된다. 공직자로서 직무를 맡지 않으면 직무권한 남용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일정한 업무에 종사해야 그 수행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 책임을 지게 된다.

김 여사는 민간인이므로 뇌물죄의 주체는 될 수 없다. 뇌물죄는 일정 신분이 있는 사람만이 정범이 될 수 있어서 공범도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김 여사의 경우에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일반인이 알선한 경우 처벌되는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적용이 가능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여사의 발언처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것은 일정한 신분이 없으므로 신분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리적 판단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명태균 공천개입'을 비롯한 여러 의혹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공범 관계'로 얽힌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고리를 끊고 자신은 대통령의 배우자인 '일반인'일 뿐이란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단 분석도 나온다.

한편으로 범죄 혐의 구성의 중심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규명하거나 법리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김 여사 발언은) 일단 본인은 아무것도 아닌데 심려를 끼쳤다고 바싹 '몸 낮추기'를 하는 것 같다"며 "윤 전 대통령과 연결돼야 여러 범죄가 성립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것을 끊으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명태균씨로부터 불법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대가로 그해 치러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는 실제 전날 조사에서 "나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닌데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연락을 너무 많이 해와서 부담스러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러한 '몸낮추기' 전략이 특검팀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가갔을지는 미지수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정·관가에서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V 0'(브이 제로·'VIP 0)로 회자했고 윤 전 대통령과 극소수의 참모만 사용할 수 있는 최고 보안 등급(A급)의 비화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공적인 지위가 없으면서도 사실상 권력의 정점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여러 일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특검팀이 7일 오후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한 상황에서 향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비롯해 김 여사 측이 특검 수사에 어떤 대응 논리를 전개할지 주목된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