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권위자 박사님이 어쩌다"…서소문사고 빈소 눈물바다
5시간전
구조물 안전 전문가 참변에 애도…"아까운 인재","당일 급하게 연락받고 나가"
현장관리소장은 평생 한 직장 헌신…"오늘이 생일, 올해가 정년이었는데"
김병일(54)씨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희생자 이모씨에게 쓴 편지
[김병일씨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김채린 윤민혁 정지수 기자 = "안전진단 업계의 큰 별이 지셨죠. 어제는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외부 전문가로 안전 점검에 나섰던 50대 이모씨의 업계 지인 김병일(54)씨는 고인을 '아까운 인재'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27일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이씨의 빈소를 찾아 업계의 '큰 별'이자 존경하는 선배였던 고인을 추모했다. 각별한 마음에 조의금 봉투에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고인은 구조물 안전계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과거부터 서울역 고가차도의 위험성을 진단하는 등 도시 안전 진단에 오랫동안 힘써왔다. 석사 과정 학생들을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과 함께 기술 자문을 다녔다는 김씨는 "하나 여쭤보면 두세 개를 가르쳐주시는 엄청 열정적인 분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고인과) 같이 국토부 안전 점검을 다니면서 인문학 얘기, 사는 얘기, 기술적인 얘기를 도란도란 했던 게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나더라"며 슬픔에 잠겼다.
김씨는 "우리 기술사들은 장례를 합동 분향으로 할 줄 알았다. 서울시가 박사님에 대한 처우를 어떻게 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책임지지 않으면) 이제 서울시가 불러도 가지 않겠다는 식의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통상 시가 관리하는 구조물 등에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이씨와 같은 안전 전문가는 시의 요청을 받아 현장을 점검한다. 이씨는 사고 당일 다른 약속이 있었는데도 급하게 연락을 받고 현장을 나가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 정지수]
빈소 안에서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흐느끼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유족들은 큰 슬픔과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기도 했다.
고인과 생전 아는 사이였다는 A씨는 "어떻게 여태껏 시에서 방치했는지, 시공사가 균열이 있는 걸 알았으면서도 왜 들어갔는지, 왜 사고가 났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유가족들은 힘도 없고 조사할 능력도 되지 않는다"며 "상세히 조사해서 유가족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오늘이 (고인) 생일이에요. 어려운 현장만 계속 돌아다니다가 올해가 정년이었는데…"
또 다른 희생자인 흥화건설 소속 현장관리소장 60대 이모씨의 매형 박준행(62)씨도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는 "일주일 전에 통화하고 보자고 하니까 현장 정리를 좀 해놓고 만나자고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생전에 알던 이들은 고인을 '성실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친척 B씨는 "다른 말 필요 없고 어렸을 때부터 성실했다. 성실 하나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집안이 척박한 시절이 있었는데 성실하게 여기까지 왔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형 박씨도 "현장 소장 하면서 하다못해 어디 가서 술 한 잔 먹고 그런 것도 없었다"며 고인이 누구보다도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은 무거운 분위기로 가라앉았다.
흥화건설은 고인이 대학을 졸업한 뒤 입사한 첫 직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각지 현장을 다닌 탓에 한 달에 한 번꼴로 집을 찾는 '기러기 아빠'로 평생을 살아왔다.
서소문 고가 붕괴 현장 인명 구조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6일 오후 2시32분께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6.5.26 jjaeck9@yna.co.kr
빈소에는 직장 동료와 친척, 지인 등 고인을 추모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가 마련되지 않은 전날 밤에도 장례식장을 지켰던 직장 동료들은 이날 다시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가장을 잃은 슬픔에 유족들은 애써 울음을 삼켜냈다.
이날 빈소에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방문해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2시 33분께 서소문 고가차도가 철거작업 중 안전점검 과정에서 일부 붕괴해 작업자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index@yna.co.kr
현장관리소장은 평생 한 직장 헌신…"오늘이 생일, 올해가 정년이었는데"
김병일(54)씨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희생자 이모씨에게 쓴 편지
[김병일씨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김채린 윤민혁 정지수 기자 = "안전진단 업계의 큰 별이 지셨죠. 어제는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외부 전문가로 안전 점검에 나섰던 50대 이모씨의 업계 지인 김병일(54)씨는 고인을 '아까운 인재'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27일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이씨의 빈소를 찾아 업계의 '큰 별'이자 존경하는 선배였던 고인을 추모했다. 각별한 마음에 조의금 봉투에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고인은 구조물 안전계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과거부터 서울역 고가차도의 위험성을 진단하는 등 도시 안전 진단에 오랫동안 힘써왔다. 석사 과정 학생들을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과 함께 기술 자문을 다녔다는 김씨는 "하나 여쭤보면 두세 개를 가르쳐주시는 엄청 열정적인 분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고인과) 같이 국토부 안전 점검을 다니면서 인문학 얘기, 사는 얘기, 기술적인 얘기를 도란도란 했던 게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나더라"며 슬픔에 잠겼다.
김씨는 "우리 기술사들은 장례를 합동 분향으로 할 줄 알았다. 서울시가 박사님에 대한 처우를 어떻게 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책임지지 않으면) 이제 서울시가 불러도 가지 않겠다는 식의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통상 시가 관리하는 구조물 등에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이씨와 같은 안전 전문가는 시의 요청을 받아 현장을 점검한다. 이씨는 사고 당일 다른 약속이 있었는데도 급하게 연락을 받고 현장을 나가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 정지수]
빈소 안에서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흐느끼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유족들은 큰 슬픔과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기도 했다.
고인과 생전 아는 사이였다는 A씨는 "어떻게 여태껏 시에서 방치했는지, 시공사가 균열이 있는 걸 알았으면서도 왜 들어갔는지, 왜 사고가 났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유가족들은 힘도 없고 조사할 능력도 되지 않는다"며 "상세히 조사해서 유가족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오늘이 (고인) 생일이에요. 어려운 현장만 계속 돌아다니다가 올해가 정년이었는데…"
또 다른 희생자인 흥화건설 소속 현장관리소장 60대 이모씨의 매형 박준행(62)씨도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는 "일주일 전에 통화하고 보자고 하니까 현장 정리를 좀 해놓고 만나자고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생전에 알던 이들은 고인을 '성실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친척 B씨는 "다른 말 필요 없고 어렸을 때부터 성실했다. 성실 하나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집안이 척박한 시절이 있었는데 성실하게 여기까지 왔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형 박씨도 "현장 소장 하면서 하다못해 어디 가서 술 한 잔 먹고 그런 것도 없었다"며 고인이 누구보다도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은 무거운 분위기로 가라앉았다.
흥화건설은 고인이 대학을 졸업한 뒤 입사한 첫 직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각지 현장을 다닌 탓에 한 달에 한 번꼴로 집을 찾는 '기러기 아빠'로 평생을 살아왔다.
서소문 고가 붕괴 현장 인명 구조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6일 오후 2시32분께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6.5.26 jjaeck9@yna.co.kr
빈소에는 직장 동료와 친척, 지인 등 고인을 추모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가 마련되지 않은 전날 밤에도 장례식장을 지켰던 직장 동료들은 이날 다시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가장을 잃은 슬픔에 유족들은 애써 울음을 삼켜냈다.
이날 빈소에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방문해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2시 33분께 서소문 고가차도가 철거작업 중 안전점검 과정에서 일부 붕괴해 작업자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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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일(54)씨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희생자 이모씨에게 쓴 편지 [김병일씨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5/27/AKR20260527121051004_04_i_P4_20260527200714250.jpg?type=w860)
![[촬영 정지수]](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6/05/27/AKR20260527121051004_03_i_P4_20260527200714253.jpg?type=w8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