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녹아내리고"…전문가가 전한 인천 쿠팡물류센터 상황

"무너지고 녹아내리고"…전문가가 전한 인천 쿠팡물류센터 상황

합동감식 예정…"7층 바닥 상태 알 수 없어 진입 신중해야"

잔불 정리를 위해 물류센터 내부로 진입하는 소방관들 [인천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잔불 정리를 위해 물류센터 내부로 진입하는 소방관들
[인천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109시간여 만에 대형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인천 쿠팡 물류센터 내부는 구조물이 무너지거나 녹아내리면서 내부 진입 시 안전을 확보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곽철승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재해대책신속대응반 단장은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부는 시커멓게 변해 탄화층이 겹겹이 쌓여 있었고 앵글(물건 적재용 철제 선반)이 무너진 곳이 있었다"며 "메자닌(복층 적재 구조)을 구성하는 철골 기둥이 녹아내린 부분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곽 단장은 전날 오후 화재 현장인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 램프구역(화물차 진출입로)과 물류센터를 연결하는 지점에서 드론을 이용해 센터 6층 내부를 살펴봤다.

물류센터 건물의 전체 연면적은 29만9천여㎡이며, 최초 발화지점인 6층의 바닥 면적은 축구장 4개 크기인 2만8천여㎡ 규모다.

곽 단장은 "(화재가 번진) 물류센터 7층도 일부 봤는데 생활용품 등은 아예 불에 타서 사라진 상태였다"며 "6층도 내부 적재물이 불에 타서 남아 있는 물건이 없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층 천장이자 7층 바닥은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오늘 소방 당국에도 진입 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기술 검토의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6층에 진입할 때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낙하물에 주의해야 한다"며 "바닥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7층은 6층에 먼저 진입해 구조물 위치 등을 토대로 도면을 만든 뒤 진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곽 단장은 쿠팡 물류센터 건물의 붕괴 가능성은 작게 평가했다. 앞서 인천시 서해구는 붕괴 우려에 따라 지난 19일 오후 11시를 기해 인근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가 초기 진화 후 해제했다.

곽 단장은 "7층에서 보관 중이던 물품이 모두 타버려 하부에 가해지는 하중이 크지 않다"며 "슬래브(콘크리트 바닥 판) 기능이 일부 상실됐지만 붕괴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앞으로 진행할 합동 감식을 비롯한 조사 과정에서 최대한 신중하게 현장에 접근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26일 발생해 3명이 사망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의 경우도 전문가들이 안전진단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소방 당국자는 "여전히 붕괴 위험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진행될 합동 감식 과정에서도 안전을 먼저 확인한 뒤 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소방 당국은 8개 기관 소속 30여명으로 중앙 화재 합동조사단을 구성했으며 합동 감식 일정과 방식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아직 이번 화재의 원인과 발화 지점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최초 신고 내용과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에서 확보한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이번 화재의 최초 신고자는 "물류센터 6층 메자닌의 1층에서 불이 났다"고 신고했다.

최근 일부 매체는 관련 CCTV 장면 입수 사실을 알리면서 "발화 지점은 물류센터 6층 메자닌 2층 선반에 놓여 있던 박스"라고 보도했다.

hong@yna.co.kr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