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치자금법 위반 2심 무죄…재판부, 핵심 진술 신빙성 배척
▶ 여론조사 의뢰·비용 대납 혐의 입증 부족하다고 판단해 1심 유죄 뒤집어
▶ 강철원·김한정도 무죄…특검은 상고 예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신 내게 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직접증거인 명태균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다른 증거만으로도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23일 오 시장과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원자 김한정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원과 추징금 2천100만원을 선고했던 1심 판단이 뒤집혔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서 여론조사 결과를 10차례 받아보고, 김씨에게 비용 3천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항소심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3천300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핵심 진술을 다르게 본 항소심
항소심 재판부는 핵심 쟁점에 관한 유일한 직접증거로 명씨의 진술을 지목했다.
그러나 직접 경험한 사실과 추측·과장이 뒤섞여 있고, 불리한 사정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거나 주변 설명에 그친 부분이 있다고 봤다.
명씨의 말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사정이나 다른 관련자 진술과 어긋나는 대목도 다수 있다고 지적했다.
명씨가 오 시장 관련 혐의를 본격적으로 진술한 시점과 두 사람의 관계가 나빠진 것으로 보이는 사정 역시 신빙성 판단에 반영했다.
1심도 명씨 진술 전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면서 카카오톡 대화와 여론조사 공유 내역 등 다른 증거에 비춰 일부는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일부 진술만 가려 믿을 충분한 근거도, 이를 뒷받침할 다른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대표적인 쟁점은 명씨가 2021년 1월 22일 오 시장의 전화를 받고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는 진술이었다.
1심은 명씨가 말한 통화 장소와 시간은 믿기 어렵더라도, 오 시장이 그날 여론조사를 요청한 사실은 인정했다.
2심은 명씨가 첫 조사를 오 시장의 의뢰가 아닌 김종인을 위해 진행했다고 말한 적이 있고, 당시 오 시장에게 곧바로 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이 명씨를 처음 만난 지 이틀 만에 불법적인 비용 부담까지 언급하며 조사를 부탁했다는 설명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명씨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여론조사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이는 재판부가 제시한 의심으로, 명씨의 동기가 별도로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비용 지급 사실과 유죄 판단
항소심은 김씨가 명씨 측에 여러 차례 돈을 지급한 사실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오 시장이 김씨에게 비용 대납을 직접 요청했다고 보기 어렵고, 김씨가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돈을 명씨 계좌로 보낸 방식도 공소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구체적인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대가를 지급하려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비용 지급 사실 때문에 의심이 남더라도, 검사의 입증이 충분하지 않으면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번 무죄는 항소심 판단으로, 사건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치자금 부정 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정치자금법에 따라 5년간 공직 취임·임용이 제한되고 현직자는 퇴직해야 한다.
오 시장은 선고 뒤 서울 시민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며 시정에 더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 측 박노수 특별검사보는 다른 증거에 대한 재판부 평가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상고하겠다고 밝혔고, 명씨도 판결을 존중하지만 사실관계는 다르다는 입장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