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일부 사정기관, 국가질서 어지럽혀…엄정히 단죄해야"
"명백한 불법 덮거나 사건 조작…용서할 수 없는 기강 문란"
쿠팡 수사외압·연어 술파티 의혹 등 염두 해석
이재명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3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황윤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최근 국정감사에서 일부 사정기관들의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그야말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기강문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국민이 이런 실상을 보고 입을 벌릴 정도로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사회 기강을 확립하라고 맡긴 공적 권한을 동원해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을 덮어버리거나, 없는 사건을 조작해서 만들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적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그 잘못에 대해 그야말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쿠팡 수사외압 폭로' 문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문지석 검사는 검찰 지휘부가 핵심 증거를 누락하는 방식으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토록 했다고 주장했다.
문 검사는 이 과정에서 당시 부천지청장이었던 엄희준 검사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엄 검사가 이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의혹 사건을 수사한 검사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한편에서는 이 대통령의 언급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연어 술파티 회유' 의혹과 관련됐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 전 부지사는 수사를 담당한 박상용 검사로부터 회유 시도가 있었다고 폭로했으나 박 검사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3 superdoo82@yna.co.kr
이 대통령은 "사정기관의 공직자야말로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가 아니냐"며 "사적 이익을 위해 기강을 파괴하거나 질서를 어지럽히는 데에 권한을 사용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사정기관뿐 아니라 모든 공직자의 권한은 다 주권자의 감시 아래 공정하고 정당하게 행사돼야 한다"며 "모든 공직자는 이 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공적 권한을 남용하거나 억울한 사람을 만드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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