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좌석 지갑 위 엉덩이 들썩' 60대, 1심 벌금형 뒤집고 무죄
항소심 재판부 "CCTV에 지갑 직접 습득 장면 없고 범죄 동기 불분명"
법원 로고
[촬영 이율립]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버스 좌석에 놓여 있던 지갑을 깔고 앉은 뒤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행동을 하며 지갑을 가져간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6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5-2부(한나라 부장판사)는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60대 A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8월 29일 경남 김해시 한 버스 안에서 현금 20만원이 든 지갑을 습득해 가져간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버스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에는 A씨가 지갑을 습득해 가져가는 장면이 촬영돼 있지 않았다.
다만 이 영상에서 A씨가 당시 지갑이 있는 좌석에 그대로 앉은 다음 한참 엉덩이를 들썩이거나 양손을 번갈아 엉덩이 아래 넣었다 빼거나 손으로 가방을 옮기고 쓸어내리는 등 행동은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영상 내용과 함께 "A씨가 좌석에 앉기 전에 이미 시선이 좌석 위 지갑을 향했으나 이를 치우지 않고 깔고 앉았고, 일어났을 때 사라졌다"며 A씨가 지갑을 가져갔다고 인정해 유죄로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은 2심에서 달라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지갑을 직접 습득해 가져가는 장면은 CCTV 영상에 촬영돼 있지 않은 데다 승객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A씨가 지갑을 가져갔다는 것을 본 목격자도 없다"며 "A씨는 수사기관에서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지갑을 습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 지갑은 금전적 가치가 크지 않은 데다 손주 돌보미로 경제활동을 하면서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A씨가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지갑을 습득할 동기가 분명하지 않다"며 "A씨는 당시 입은 반바지와 들고 있던 도시락이 불편해 엉덩이를 들썩이는 등 행동을 했다는 취지를 수긍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며 무죄 판단 이유를 밝혔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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