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FBI' 중수청 논의체 뜬다…사개특위에 여야 충돌 증폭


'한국형 FBI' 중수청 논의체 뜬다…사개특위에 여야 충돌 증폭

민주, '사개특위 구성안' 속전속결 행보…국힘 "입법독재" 강력반발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정아란 기자 =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 추진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개특위는 검찰 대신 주요 범죄 수사를 맡을 소위 '한국형 FBI(미국 연방수사국)'인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논의를 목적으로 하는 기구다.

지난 22일 여야가 합의했다가 국민의힘의 입장 선회로 사흘 만에 사실상 파기된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에 포함된 내용이지만,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없다.

민주, 운영위서
민주, 운영위서 '사개특위 구성안' 단독의결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날 운영위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 발족 논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국회 특위로 설치하는 결의안이 의결됐다. 2022.4.29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민주당은 검수완박의 선결 조건인 중수청 설치를 위해 이날 오후 2시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사개특위 구성결의안을 단독 처리했다. 지난번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때처럼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사개특위에서 만든 중수청 설치 법안을 이르면 내달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고 애초 목표한 대로 검수완박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계획이다. 다만 상정 시점은 다소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운영위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사개특위 구성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명단을) 내지 않으면 않는 대로 저희는 개문발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의사진행발언하는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의사진행발언하는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사개특위 구성안 상정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운영위에서는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중대범죄수사청 발족 논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국회 특위로 설치하는 결의안이 의결됐다. 2022.4.29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그러나 국민의힘은 사개특위 구성이 포함된 중재안은 이미 무효가 된 것이라면서 이날 처리 과정 자체에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이날 운영위 의사진행발언에서 "오늘 분명히 국민의힘은 개회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운영위를 강제로 소집했다"면서 "사개특위 구성결의안 부분은 국회의장 중재안에 포함된 사안이지만 재논의를 거치며 박홍근 원내대표가 파기됐다고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에 따라 (사개특위 구성) 이 부분도 당연히 무효가 됐다"고 비판하면서 퇴장했다.

그러나 앞서 검찰청·형사소송법 때와 마찬가지로 수적 열세에 몰린 국민의힘 측이 입법을 저지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민주당이 회기를 잘게 쪼개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에 막혀, 시간끌기용 이상의 전술적 가치가 없어진 상황이다.

운영위에서 의사진행발언하는 전용기 의원
운영위에서 의사진행발언하는 전용기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운영위에서는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중대범죄수사청 발족 논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국회 특위로 설치하는 결의안이 의결됐다. 2022.4.29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비난하는 장외 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단독 처리에 대해 "국회법 위반이자 입법독재 선포"라면서 "민주당은 민심을 거스르는 입법폭주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회의장 중재안 파기를 지적했다.

검찰청·형사소송법에 이어 계속된 단독처리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민주당은 여야 합의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주체가 국민의힘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강행 처리에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운영위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공식 합의하고 서명했던 합의안을 일방적으로 백지화한데 이어 국민의힘이 결사저지까지 천명하고 나선 것은 명분 없는 반의회적 행위"라면서 "이유 불문하고 지금의 사태를 불러온 책임은 정치적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국민의힘이 무겁게 져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수사권-기소권 완전 분리 5대 쟁점 해설'이라는 제목의 민주연구원 브리핑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며 '검수완박' 정국 속 여론전에 나섰다.

해당 브리핑은 검찰과 국민의힘 논리를 5개로 나눠 반박하면서 "수사권·기소권 분리에 대한 검찰 주장은 여러 측면에서 자기 밥그릇 지키려는 자가당착, 견강부회, 아전인수식 논리"라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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