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권성동, 의총 하루 전 회동…'이준석 징계後' 논의


尹대통령-권성동, 의총 하루 전 회동…'이준석 징계後' 논의

권성동, 독대서 '직대체제' 계획 밝혀…'장제원 빠진' 윤핵관·尹대통령 식사

"'당헌·당규 원칙따라 처리'가 尹 입장"…尹 "의총서 의원들 뜻 따르라"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한지훈 이슬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만나 이준석 대표의 징계 처분에 따른 수습책을 논의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권 대행의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권 대행의 윤 대통령 독대 후 윤한홍·이철규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의원들도 배석해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엔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함께하지 않았다.

권 대행은 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를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로 봐야 하고 이 때문에 '직무대행체제'로 가는 것이 맞는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권 대행은 윤 대통령과 만난 다음 날인 11일 최고위원회의와 당 초선·재선·중진 모임, 의원총회를 거쳐 직무대행체제를 사실상 추인받았다.


지난 8일 이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으로 당내 극심한 혼란상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민의힘이 다양한 차기 지도체계 시나리오 중에서도 '직무대행체제'로 의견을 모으면서 '윤심'(尹心)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회동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애초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가 당헌·당규 해석에 대한 권 대행의 설명을 듣고 이를 존중하는 것으로 입장이 선회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사하는 권성동과 최재형
인사하는 권성동과 최재형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2.7.12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차기 당권 시나리오와 관련, 당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정치권 안팎의 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당 윤리위의 이 대표 징계를 놓고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 권 대행이 설명하고, 향후 수습책에 대해 보고하는 자리였다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특별한 의견을 내지 않은 채 '의총에서 의원들의 뜻을 따르라'고 했다고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은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권 대행이) 당에서 의원들 뜻을 모아 결정하겠다고 보고하니까 대통령께서는 그렇게 하라고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라는 게 윤 대통령 입장"이라며 "누구한테 힘을 실어줬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축사하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축사하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안철수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2.7.12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구체적인 수습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만큼 '윤심'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권 대행 원톱 체제가 윤 대통령과의 교감에 따른 것인가'라는 질문에 "제가 아는 바와 차이가 있다"고 여지를 뒀다.

국민의힘 내에선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권성동 직무대행'체제를 확정 짓는 전날 의원총회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여러 가지 말이 나왔다.

장 의원의 의총 불참을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과 연결 지어, '권성동 직대' 체제와 윤심에 거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그간 권 대행을 제외한 친윤그룹 내에선 권 대행체제보다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선호하는 기류가 강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내부에선 이 대표 중징계 상황을 놓고 당헌·당규를 자칫 확대해석할 경우, 이 대표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신중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에게 내려진 '당원권 정지 6개월'에 대해 '사고'가 아닌 '궐위'로 해석한 뒤 전당대회를 강행한다면, 이 대표 측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공격이 들어와 당을 더 혼란 속으로 빠뜨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어제 의원총회와 선수(選數)별 의원모임에서 윤심을 팔아 의원들을 설득하는 일은 없었다"며 "의총에서도 당헌·당규 원칙대로 결정한 것이고, 대통령실 기류도 원칙에 따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윤 대통령과 주말에 만나 당 상황을 논의했는지 여부와 관련,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 여부, 만약 회동했을 경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언론에) 확인해주고 있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이 대표의 중징계 사태와 관련, "저도 국민의힘 당원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면서도 "당이 (이 사태를) 수습하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당으로 나아가는 데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리를 둔 바 있다.

그러면서도 "하여튼 당의 의원과 당원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조속히 잘 극복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조기 수습을 강조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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