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 멀다' 尹측 주장에 靑 '발끈'…"몰라도 너무 몰라"


'비서실 멀다' 尹측 주장에 靑 '발끈'…"몰라도 너무 몰라"

집무실 이전 논리 반박…"뛰면 30초"·"대통령 1∼2분 내 만나" 팩트체크

靑 개혁에 '文정부 비판' 담겼다는 판단…文-尹 회동 불발 속 신경전 계속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청와대 이전 근거 중 하나로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동이 멀다'는 주장을 내놓자, 청와대가 17일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청와대로서는 윤 당선인의 주장이 자칫 문 대통령과 참모들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으로 국민에게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바로잡아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간 감정이 섞인 듯한 설전도 오가면서 가뜩이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회동 불발 속에 경색된 양측의 관계가 한층 꼬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7일 오전 브리핑에서 집무실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이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를 반박했다.

박 수석은 "(청와대 구조를) 참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 본관의 집무실을 쓸 때와 착각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수석은 청와대 구조를 상세히 설명하며 '팩트체크'를 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문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을 사용한 적이 없다"며 "본관과 비서동의 물리적 거리를 없애고자 여민1관(비서동) 3층 집무실을 사용한다. 같은 건물 2층에 비서실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불통 구조가 아니다"라며 "청와대의 모든 참모는 문 대통령을 1∼2분 내에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文대통령, 본관 아닌 비서동서 업무본다
[그래픽] 文대통령, 본관 아닌 비서동서 업무본다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동인 여민관에서 업무를 볼 예정이라고 발표할 당시의 청와대 내부 구조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반박에 가세했다.

탁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제가 조금 전에 (집무실에서 비서동 사이의) 이동 시간을 확인했는데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과의 신경전이 과열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탁 비서관은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 등의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특히 "폐쇄적이었던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을 일본에, 국민을 왕정 시대의 신민으로 비유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탁 비서관이 재차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님, 외람되지만 임기 54일 남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신경끄시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십시오. 충성"이라고 조롱성 글을 남겼다.

공방이 거칠어지면서 청와대 내에서도 자칫 청와대 참모들이 윤 당선인 측의 발목을 잡는 인상을 주는 것 아닐지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박 수석은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이 약속했던 '광화문 시대'를 열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문재인 청와대의 모습은 여기까지이지만 차기 청와대는 이것보다 훨씬 더 국민 곁으로 들어가 사랑받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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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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