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동환 기자 = 북한이 지난 16일 시험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평양 상공에서 폭발해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바람에 민간에게 피해가 발생했다고 국회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29일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국방부의 비공개 현안 보고 후 기자들과 만나 "수 km 상공에서 육안으로 다 보일 정도로 폭발해 평양 상공에 파편 비가 내렸다"며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애초 고도 20km 이하에서 폭발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이날 보고에서는 수 km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 의원은 "평양 시민이 화들짝 놀랐고 민심 이반이 체제 불안정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를 빨리 해결하고자 급히 (화성-17형보다 구형인) 화성-15형을 쏘아놓고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선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4일 ICBM을 고각으로 쏘아 올린 뒤 이튿날 신형인 화성-17형이었다고 발표했는데, 사실은 화성-15형을 쏘고 화성-17형인 것처럼 기만했다는 게 한미 군 당국의 평가다.

하 의원은 북한이 24일 화성-15형을 쏘고도 화성-17형을 발사한 것처럼 기만한 것은 "북한의 대내적 요인이 압도적이었다"며 "과거에는 이런 대형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실패 시 떨어질 수 있으니 서쪽에서 동쪽으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며 "북한은 주민 인권이나 복지,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권이다 보니 실제 국민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시험 발사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별도 브리핑에서 "국방부 보고는 발사 직후 수 km 상공에서 폭발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라며 "다만, 민가에 피해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평양 상공에서 파편이 비처럼 내렸다는 하 의원 표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평양 상공이라고는 얘기 안 했고, 폭발해서 파편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도 "정확한 국방부 장관 답변은 민가가 아닌 것 같고, 논 등에 떨어진 것 같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보고에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야외 기동훈련도 포함되나'라는 기자 질문에 "그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실질적인 훈련이라 하면 그런 부분도 포함되는 것 아니냐고 여야 의원들이 판단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기동훈련까지 검토하라고 요청했고, 국방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얘기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ICBM 화성-17형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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