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사개특위 속도전에 원구성도 "원점에서"…여야 대치 예고


민주, 사개특위 속도전에 원구성도 "원점에서"…여야 대치 예고

민주 '처럼회' 전진배치에 국힘은 "폭주 동승못해"…사개특위 공전 불가피

박홍근 "전임 지도부, 권한 밖 합의" 법사위원장 재논의 방침 밝혀

권성동 "대선 분풀이…민주, 국회의장·법사위원장 다 차지하는건 독선"

중수청 설치 사개특위 구성안 표결
중수청 설치 사개특위 구성안 표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정윤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후속 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나섰다.

'한국형 FBI'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 설립 등을 논의할 사법개혁특위 구성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특위 명단을 제출할 계획도 없다고 응수하는 등 여야 간 대치가 가팔라지고 있어 당분간 사개특위의 공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7명의 사개특위 위원 명단을 확정, 국회 의사과에 제출했다.

지난 3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함께 사개특위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킨 지 3일 만이다.

사개특위는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사개특위 위원장은 4선 정성호 의원이 맡는다. 정 의원은 2018년에도 국회 사개특위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위원으로는 재선 송기헌 김종민 의원, 초선 김승원 임호선 김용민 천준호 의원 등도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김승원 김용민 의원은 당내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다.

김종민 의원과 임호선 의원도 지난 '검수완박 정국'에서 필리버스터에 찬성 토론자로 나선 바 있다.

그간 검찰개혁 이슈를 이끌어 온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사개특위 논의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민주당은 검사 출신(송기헌), 판사 출신(김승원), 경찰 출신(임호선), 변호사 출신(김용민) 등 다양한 경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의원의 경우 오랜 시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 천준호 의원은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한 경험 등으로 사개특위에서 역할을 하리라는 것이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들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사개특위 구성에 속도를 붙여 1년 6개월 안에 중수청 설립을 마무리 짓고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라 사개특위가 실제로 구성·운영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아예 사개특위 명단을 제출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법사위 소속 전주혜 의원은 통화에서 "사개특위 구성 자체가 일방 강행"이라며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국민의힘은 전혀 동승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특위 위원 구성을 임의로 배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임위가 아니라 그렇게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아직 (국민의힘이) 참여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 입장 등을 결정할 때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국회법에 따라 명단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박병석 국회의장이 위원을 임명할 수 있으니, 국민의힘 측에서도 결국은 명단을 제출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원 구성 협상 문제도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어 두 이슈가 맞물리면서 여야간 대치가 더욱 첨예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인사청문회 중간보고 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2년 전 전반기 원 구성 문제가 후반기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고, 후반기 원 구성은 원점에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임 원내지도부가 법적 권한이 있는 후임 원내지도부의 원 구성까지 하는 건 권한 밖의 일"이라며 올해 6월 이후에는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기로 한 지난해 7월 여야 합의에 구속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반기 원내대표가 후반기 원구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합의를 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신들이 여당일 때에는 여당이란 이유로 법사위원장 자리를 강탈하더니 대선에서 패배하니 야당 몫으로 우기겠단 것"이라며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동시에 다 차지하고 있는 것은 독선이자 뻔뻔함의 극치"라고 반발했다.

이어 "민주당의 원구성 협상 파기 선언은 국민 눈에는 치졸한 대선 분풀이로 보일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jungle@yna.co.kr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