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가 부른 비극…50년 동고동락한 아내 살해 남편 징역 18년
'병원 입원시키려 한다' 착각해 살해…재판부 "범행 매우 잔혹"
실형
[제작 최자윤, 정연주] 일러스트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사소한 오해 끝에 오랜 세월 함께한 아내를 흉기로 십수차례 찔러 살해한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는 2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7)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한 대상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피고인을 믿고 의지하며 함께 살아온 아내"라면서 "피고인은 방어에 취약한 피해자를 매우 잔혹하고도 무참한 방식으로 살해했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자녀들은 평소 피해자를 살뜰히 챙기면서 부모의 행복한 노년을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녀들은 범행 이후 큰 충격과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4시 15분께 군산시 조촌동의 자택에서 아내를 흉기로 17차례 찌르고 둔기로 2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직후 112에 전화해 "아내를 죽였다"고 자수했다.
A씨는 1973년 아내와 결혼해 지금껏 해로했으나 최근 정신질환을 앓아 터무니없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가족과 갈등을 빚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내가 자녀들과 A씨의 치료 방법과 시기 등을 논의하자, A씨는 '나를 강제로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한다'고 착각해 비극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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