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존중' 들고나온 李대통령…'尹정부 국무위원 겨냥' 해석


'국회 존중' 들고나온 李대통령…'尹정부 국무위원 겨냥' 해석

과방위서 이진숙 위원장 등 與와 마찰…기강잡기 나선 듯
집권초 여대야소 정국서 국회 힘 실어…청문정국 염두 '다중포석'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7.1 hihong@yna.co.kr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7.1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국무위원들을 향해 "최대한 국회를 존중하라"고 주문한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직접 권력을 위임받은 기관"이라며 "임명된 권력은 선출 권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이) 국회와의 관계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헌법의 국가기관 순위를 참고로 보시라", "개인적으로 (이 순위가) 좋든 나쁘든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국가의 기본적 질서에 관한 문제" 등 다소 강경하게 읽힐 수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

여기에는 우선 이 대통령 스스로가 이번 정부를 '국민주권정부'로 명명한 만큼 집권 초반부터 이를 기반으로 한 권력 운영 기조, 특히 이른바 '선출권력'과 '임명권력'의 서열을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국민주권은 선출권력에 의해 발현되고, 이 선출권력으로부터 임명권력이 주어진다. 임명권력의 정당성도 (이 과정을 통해) 부여된다"고 규정한 것 역시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날 국무회의가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전 정부 장관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여당 의원들과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방송 3법'을 놓고 충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전 정부 임명권력과 국회의원이란 선출권력 간의 이런 모습이 반복될 경우 임기 초반 각종 개혁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이 대통령이 전 정부 장관들을 향해 새 정부 국정운영에 협조해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냈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과반 의석을 차지한 여대야소 구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회의 권능에 힘을 싣는 것이 이 대통령으로서도 개혁에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청문 정국을 앞둔 상황에서 국회와 정부의 대결 구도를 최소화하겠다는 생각도 담겼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후 줄줄이 이어질 청문회 과정에서 국무위원들이 국회의원들의 검증에 최대한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기강'을 잡으면서, 이를 통해 잡음 없이 청문 정국을 건너가기 위한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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