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딛고 성공한 개그맨·작가 고명환 "비밀은 네모난 책 속에"


실패 딛고 성공한 개그맨·작가 고명환 "비밀은 네모난 책 속에"

사업가·작가로 재기…신간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
 

고명환 작가 [라곰 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고명환 작가
[라곰 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991년 가을, 일본 이와키마치에 엄청난 태풍이 불어 닥치자 농가에 위기가 찾아왔다. 냉해, 장마와 폭염을 모두 딛고 다 자란 사과의 90%가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확 철 직전에 찾아온 비극에 농부들은 좌절에 휩싸였다. 위기의 순간, 한 농부는 '기회'를 봤다. 떨어진 90%의 사과가 아니라 살아남은 10%의 사과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이 사과를 기존 가격보다 10배 비싸게 팔았다. 컨셉은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였다. 이 사과는 이른바 대박이 났다. 특히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태풍에도 나무에 붙었던 사과처럼 절대 떨어지고 싶지 않은 수험생들의 마음을 산 것이다.
 

사과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과
[연합뉴스 자료사진]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통찰은 늘 있었다. '컵에 물이 아직 절반이나 남았네'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와 같은 발상이다. 원래 '위기'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분기점, 전환점을 의미한다. 위기(crisis)는 그리스어 명사 'krisis'와 동사 'krino'에서 파생했는데, 이 단어는 '분리하다' '결정하다' '전환하다'라는 뜻을 품고 있다. 위기를 기점으로 전후 조건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뜻이다.

베스트셀러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를 쓴 작가이자 강사, 사업가 그리고 개그맨인 고명환 씨는 위기의 순간을 독서로 견디고 이겨냈다고 한다.
 

고명환 [엘줄라이엔터 홈페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고명환
[엘줄라이엔터 홈페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1997년 MBC 공채 8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고명환은 오랜 무명 시절을 견디고 '와룡봉추'로 주목받으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각종 코미디와 시트콤,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했으며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이런 맹활약 속에 2004년에는 MBC 방송대상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왔다. 2005년 1월 드라마 '해신'을 찍고 귀가하던 중 전북 군산 인근에서 눈길에 차가 미끄러졌다. 차는 15t(톤) 트럭을 들이받은 뒤 중앙분리대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눈 주위가 크게 찢어지고 갈비뼈와 광대뼈 골절을 입었으며, 뇌출혈 증세까지 보였다. 그는 서울로 이송돼 한 대형병원에서 수술받았다.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 무렵 사업을 시작했는데, 손대는 족족 실패를 거듭한 것이다. 또다시 인생이 풀리지 않자, 고명환은 책을 펼쳐 들었다. 그리고 그간 해온 실패를 곱씹으며 삶을 되돌아봤다. 수천권의 책을 읽고, 실패를 되돌아보며 그는 10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2024년 교보문고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고명환 씨 [라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4년 교보문고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고명환 씨
[라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그러나 고된 시간 속에 여물기 시작한 성공의 씨앗은 자신도 모르게 자라고 있었다. 그는 2014년 메밀요리 전문점 '메밀꽃이 피었습니다'를 창업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자기계발서를 쓰기 시작한 끝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교보문고가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과 함께였다.

고명환 씨가 쓴 신간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富)에 대하여'에 나오는 내용이다. 책은 부를 움켜쥐는 방법을 직접적으로 소개하진 않는다. 그보다는 책을 통해 좀 더 성숙해지고, 돈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키우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 성공의 마중물이 된 책에 대한 헌사가 가득한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그랬듯, '네모난 책' 안에 담긴 넓은 세계에 발을 담가보자고 권한다.

"네모난 세상을 가슴에 품으면 세상을 내 발아래 둘 수 있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28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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