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깡패 이정재 계승" 가슴엔 '東大門' 문신…서울조폭 40명 검거
13시간전
중고교 '짱' 출신 영입해 합숙생활…'야쿠자식 인사' 등 행동강령
"왜 쳐다봐" 다른 조폭과 패싸움 일삼아…중국서 보이스피싱도
굴신경례(조폭식 인사) 중인 상계파 조직원들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1950년대 유명 정치깡패 이정재의 '동대문파'를 계승한다며 조직을 결성한 뒤 집단 패싸움을 일삼던 조직폭력배 4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동대문파' 조직원 21명, 이들과 연합한 폭력단체 '상계파', '이태원파', '이글스파' 등 조직원 19명 등 총 40명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동대문파 행동대장인 A씨(33) 등 14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고, 나머지 동대문파 조직원 7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동대문파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후배들에게 가입을 권유해 조직을 운영하고, 다른 조직원과 단체로 패싸움을 벌여왔다.
패싸움중인 동대문파 조직원들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방 이후 내려오는 근본조직"…16명 영입하고 '東大門 문신' 강요동대문파 조직원들은 중고교 재학 시절 일명 '짱'으로 불렸던 학생들에게 조직 가입을 권유해 2017년부터 작년까지 총 16명을 영입해 세를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우리는 해방 이후 (동대문파 보스) 이정재 회장으로부터 내려오는 근본 있는 조직이다. 문신을 하고 다닐 거면 정식으로 생활해보라"며 조직을 홍보했다고 한다.
1950∼60년대 명동·종로·영등포에서는 김두한의 종로파, 이정재의 동대문파, 이화룡의 명동파가 3각 구도를 형성했는데, 이러한 조폭 계보를 잇겠다는 것이다.
신입 조직원들은 합숙소에서 생활하며 조직의 위계질서와 처세 등을 배우고, 폭력 행위에 가담하는 등 폭력단체 활동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서울 전역과 인천 서구에 합숙소를 마련하고 중간 간부를 '합숙소장'으로 둔 채 신규 가입 조직원들에게 구시대적 행동 강령을 숙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선배에게 야쿠자식 인사', '수감되면 당번 정해 접견', '선배 명령 반드시 이행', '조직 이탈자 반드시 응징' 등이 대표적이다.
동대문파 행동강령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입 조직원의 가슴 한가운데에는 '東大門'(동대문) 문신을 새기도록 강제하고, 규율을 어긴 조직원은 폭행하는 방식으로 위계질서를 유지했다.
이러한 합숙 생활을 거쳐 양성된 조직원은 조직 행사에서 병풍처럼 도열해 동대문파 위세를 과시하거나, 다른 조직과 분쟁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출동하는 '비상 타격대' 역할을 수행했다.
실제로 행동대장 A씨는 2020년 12월 수원 인계동에서 해당 지역 조폭과 시비가 붙자, 후배 조직원 4명을 집합시켜 상대 조직원 10여명과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또 2023년 9월에는 강남구 논현동 회식 자리에서는 다른 단체 조직원이 동대문파 간부의 어깨를 치고 자리를 이탈하려 하자 쫓아가 집단으로 폭행하고, 올해 2월에는 다른 단체가 쳐다봤다는 이유로 연합 조직인 상계파와 이태원파, 이글스파 소속 조직원을 소집해 패싸움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집단폭행과 패싸움에 가담한 이들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도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이 밖에도 경찰은 이들이 폭력을 동원해 지역 이권에 개입하던 '전통적 조폭 범행'에 더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통해 조직을 유지하는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대문파는 2013년부터 중국 청도에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한 합숙소를 차리고, 국내에선 대포통장을 관리하며 수거책을 두는 등 범행에 나섰다. 최근에는 다른 조직과 함께 개인정보 매매 및 투자리딩방 사무실을 운영했다.
경찰은 이들의 지하 경제사업 범행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치깡패들이 재판정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재판장면. 1960.7.6
<저작권자 ⓒ 2002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동대문파 '계속적 결합체' 입증…"동경심 가진 젊은 세대 유입돼 범행"과거 동대문파는 1990년 '범죄와의 전쟁'으로 해체됐다. 하지만 1996년 '이정재의 동대문 사단을 계승한다'는 기조를 가진 지역 불량배들이 모여 다시 조직됐다.
이들은 1996∼1999년 서울 중부권 일대에서 노점상을 조직적으로 갈취하고, 2011년 상가 재건축 이권에 개입하거나 강북권 조직원들과 패싸움을 했다가 일부 조직원이 검거된 바 있다.
동대문파 활동을 주시해온 경찰은 200건이 넘는 통신·압수수색 영장 집행과 2년간의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집요하게 수사를 이어왔다.
그 결과 1996년 동대문파 계승을 위해 결성된 조직과 이번에 일망타진한 동대문파 조직원이 '계속적 결합체'라는 사실을 입증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단체 등의 구성·활동)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폭처법 제4조를 의율하려면 폭력 범죄 단체임을 입증하기 위해 장기간의 입체적이고 끈질긴 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해당 혐의를 적용함으로써 간부의 경우 7년 이상, 일반 조직원도 2년 이상의 하한이 있는 유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파악한 동대문파 소속 조직원은 총 75명이다.
이 가운데 이번에 검거된 21명은 조직의 핵심 세력으로, 나머지 두목이나 원로 등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조직 경조사에만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폭력범죄단체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나 허영심을 가진 젊은 세대가 유입돼 조직적 폭력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로써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수사역량을 집중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깡패 이정재를 '이정제'로 잘못 표기한 추모제 초청장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ez@yna.co.kr
"왜 쳐다봐" 다른 조폭과 패싸움 일삼아…중국서 보이스피싱도
굴신경례(조폭식 인사) 중인 상계파 조직원들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1950년대 유명 정치깡패 이정재의 '동대문파'를 계승한다며 조직을 결성한 뒤 집단 패싸움을 일삼던 조직폭력배 4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동대문파' 조직원 21명, 이들과 연합한 폭력단체 '상계파', '이태원파', '이글스파' 등 조직원 19명 등 총 40명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동대문파 행동대장인 A씨(33) 등 14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고, 나머지 동대문파 조직원 7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동대문파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후배들에게 가입을 권유해 조직을 운영하고, 다른 조직원과 단체로 패싸움을 벌여왔다.
패싸움중인 동대문파 조직원들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방 이후 내려오는 근본조직"…16명 영입하고 '東大門 문신' 강요동대문파 조직원들은 중고교 재학 시절 일명 '짱'으로 불렸던 학생들에게 조직 가입을 권유해 2017년부터 작년까지 총 16명을 영입해 세를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우리는 해방 이후 (동대문파 보스) 이정재 회장으로부터 내려오는 근본 있는 조직이다. 문신을 하고 다닐 거면 정식으로 생활해보라"며 조직을 홍보했다고 한다.
1950∼60년대 명동·종로·영등포에서는 김두한의 종로파, 이정재의 동대문파, 이화룡의 명동파가 3각 구도를 형성했는데, 이러한 조폭 계보를 잇겠다는 것이다.
신입 조직원들은 합숙소에서 생활하며 조직의 위계질서와 처세 등을 배우고, 폭력 행위에 가담하는 등 폭력단체 활동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서울 전역과 인천 서구에 합숙소를 마련하고 중간 간부를 '합숙소장'으로 둔 채 신규 가입 조직원들에게 구시대적 행동 강령을 숙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선배에게 야쿠자식 인사', '수감되면 당번 정해 접견', '선배 명령 반드시 이행', '조직 이탈자 반드시 응징' 등이 대표적이다.
동대문파 행동강령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입 조직원의 가슴 한가운데에는 '東大門'(동대문) 문신을 새기도록 강제하고, 규율을 어긴 조직원은 폭행하는 방식으로 위계질서를 유지했다.
이러한 합숙 생활을 거쳐 양성된 조직원은 조직 행사에서 병풍처럼 도열해 동대문파 위세를 과시하거나, 다른 조직과 분쟁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출동하는 '비상 타격대' 역할을 수행했다.
실제로 행동대장 A씨는 2020년 12월 수원 인계동에서 해당 지역 조폭과 시비가 붙자, 후배 조직원 4명을 집합시켜 상대 조직원 10여명과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또 2023년 9월에는 강남구 논현동 회식 자리에서는 다른 단체 조직원이 동대문파 간부의 어깨를 치고 자리를 이탈하려 하자 쫓아가 집단으로 폭행하고, 올해 2월에는 다른 단체가 쳐다봤다는 이유로 연합 조직인 상계파와 이태원파, 이글스파 소속 조직원을 소집해 패싸움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집단폭행과 패싸움에 가담한 이들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도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이 밖에도 경찰은 이들이 폭력을 동원해 지역 이권에 개입하던 '전통적 조폭 범행'에 더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통해 조직을 유지하는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대문파는 2013년부터 중국 청도에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한 합숙소를 차리고, 국내에선 대포통장을 관리하며 수거책을 두는 등 범행에 나섰다. 최근에는 다른 조직과 함께 개인정보 매매 및 투자리딩방 사무실을 운영했다.
경찰은 이들의 지하 경제사업 범행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치깡패들이 재판정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재판장면. 1960.7.6
<저작권자 ⓒ 2002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동대문파 '계속적 결합체' 입증…"동경심 가진 젊은 세대 유입돼 범행"과거 동대문파는 1990년 '범죄와의 전쟁'으로 해체됐다. 하지만 1996년 '이정재의 동대문 사단을 계승한다'는 기조를 가진 지역 불량배들이 모여 다시 조직됐다.
이들은 1996∼1999년 서울 중부권 일대에서 노점상을 조직적으로 갈취하고, 2011년 상가 재건축 이권에 개입하거나 강북권 조직원들과 패싸움을 했다가 일부 조직원이 검거된 바 있다.
동대문파 활동을 주시해온 경찰은 200건이 넘는 통신·압수수색 영장 집행과 2년간의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집요하게 수사를 이어왔다.
그 결과 1996년 동대문파 계승을 위해 결성된 조직과 이번에 일망타진한 동대문파 조직원이 '계속적 결합체'라는 사실을 입증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단체 등의 구성·활동)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폭처법 제4조를 의율하려면 폭력 범죄 단체임을 입증하기 위해 장기간의 입체적이고 끈질긴 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해당 혐의를 적용함으로써 간부의 경우 7년 이상, 일반 조직원도 2년 이상의 하한이 있는 유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파악한 동대문파 소속 조직원은 총 75명이다.
이 가운데 이번에 검거된 21명은 조직의 핵심 세력으로, 나머지 두목이나 원로 등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조직 경조사에만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폭력범죄단체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나 허영심을 가진 젊은 세대가 유입돼 조직적 폭력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로써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수사역량을 집중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깡패 이정재를 '이정제'로 잘못 표기한 추모제 초청장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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