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개편 책임공방…與 "교육부 무모" 野 "대통령-장관 합작품"
국민의힘 "교육부, 설익은 아이디어로 분란 초래"
민주 "윤 대통령 지시 아니었나…사과도 없어"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낮추는 정부의 학제개편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전날 자진사퇴한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정부를 향해 "충분한 검토 없이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질타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론을 꺼내 들며 공세를 폈다.
교육부가 학제개편안을 사실상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큰 혼란을 일으켰던 정책의 책임 소재를 놓고 여야의 입장이 엇갈린 셈이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이날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교육부가 너무 설익은, 아이디어 차원의 정책을 대통령 업무보고에 내놓아 괜한 분란과 혼란을 초래했다"면서 "교육부 공직자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과거 정부도 학제개편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보육 서비스를 더 갖춰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아직 유보통합도 제대로 안 된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은 국민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되고, 사전에 준비 부족으로 국민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박순애 전 부총리를 둘러싼 인사 난맥상과 학제개편 관련 대통령의 책임을 지적했다.
김영호 의원은 "박 전 장관은 스스로 떠났으나 검증도 없이 임명해, 졸속으로 온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윤 대통령은 사과도 없다"면서 "학제개편도 결국 대통령의 지시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강득구 의원도 "대통령실, 교육부, 윤석열 대통령, 박 전 부총리의 합작품으로 봐도 되지 않나"라면서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광온 의원 역시 "국정운영시스템에 대한 걱정을 했다. (정부가) 집권여당, 대통령실과 긴밀히 조율한 후에 대통령의 발언으로 언급이 되는데 이 과정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 아닌가 국민들은 의심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박 전 장관의 사퇴 이유가 뭔가, 정책 실패나 정책 뺑소니가 아닌가"라면서 "음주운전한 분이니 뺑소니라고 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윤 대통령 책임론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은 "교육부의 학제개편 관련 (아동) 발달 상황에 대한 점검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현장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연착륙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장관에게 무모하게 업무보고를 했고,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그 부분에 대해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대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논란을 두고 연구 부정행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낸 것을 두고도 맹공했다.
강민정 의원은 "국민대가 김건희 여사 논문을 두고 연구윤리 위반이 아니라는 면죄부를 발부했다"고 했고 도종환 의원은 "(김 여사의 논문은) 다른 논문을 그대로 가져왔고 베끼다가 이름을 틀리게 쓴 것 정도의 차이만 난다"고 밝혔다.
js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