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은 소통행보, 인수위는 함구령 '투트랙'?…"유출하면 해임"


尹은 소통행보, 인수위는 함구령 '투트랙'?…"유출하면 해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소통을 강조하는 대외 행보를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철통 보안'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윤 당선인은 23일 오전 출근길에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 앞에 마련된 천막 기자실 '프레스 다방'을 깜짝 방문했다. 인수위 건물 앞마당에 대형 천막을 설치해 만든 '프레스 다방'은 윤 당선인의 요청으로 만든 공간이다.

윤 당선인은 즉석에서 "커피 한잔합시다"라고 제안하며 취재진 사이에 끼어 앉아 약 15분간 대화를 나눴다.

후보 시절부터 활발한 대언론 소통을 하겠다던 당선인의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이 새로 이전할 용산 국방부 청사 집무실 1층에 프레스센터를 만들어 찾겠다고 예고한 것도 대언론 접촉을 늘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에 비해 '윤석열 정부'의 밑그림 그리기에 착수한 인수위는 '입단속'을 하며 대비되는 모습이다. 회의 자료 보안은 물론 개별적인 언론 응대는 자제하고 대변인으로 창구를 일원화해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

당장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 18일 인수위 출범 후 첫 전체회의의 첫 번째 당부사항으로 '보안'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위원들의 개별적인 의견은 자제해주시기 바란다"며 "위원들이 개별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말만 해도 정책이 변경 또는 폐기되면서 사회의 혼란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불 밝힌 청와대와 인수위
불 밝힌 청와대와 인수위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2일 오후 청와대와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이 있는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이 각각 불을 밝히고 있다.
전날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청와대가 "무리"라며 공개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신구 권력이 정면충돌했다. 2022.3.22 hwayoung7@yna.co.kr

당장 장제원 비서실장은 지난 22일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인수위원 명단 유출 사건 등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장 실장의 유출자 색출 지시까지 내려지면서 인수위 관계자들 일부가 당선인 비서실로부터 자료 유출 건과 관련해 대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원들은 일부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보안 서약서'에 서명하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보안 유지 조항을 어길 경우 보직에서 해임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인수위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개별 연락을 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답할 수 없으니 양해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만 보내는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 취재진과 즉석 차담회
윤석열 당선인, 취재진과 즉석 차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에 설치된 프레스다방을 찾아 취재진과 즉석 차담회를 하고 있다. 2022.3.23 uwg806@yna.co.kr

인수위 대변인마저도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 앞서 취재진에게 매번 "기자들 전화를 받지 못했다", "전화를 받을 상황이 안됐다"는 사과의 말로 시작하고 있다.

대신 인수위 대변인단은 사전에 문자로 들어온 질문을 취합해 정해진 시각 '정례 브리핑' 형식으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준비된 답변으로 '메시지 사고'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은 개별 기자들의 전화 취재에도 수시로 응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선인 비서실장이 말씀하신 것처럼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개별 인수위원이 아닌 대변인과 위원장을 통해 입장이 나갈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신경 쓰고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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