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전쟁 그러나 잊혀지지 않는 전쟁”

“잊혀진 전쟁 그러나 잊혀지지 않는 전쟁”

6‧25전쟁 75주년 기념식, 지난 21일 타코마 한인회 주관으로 열려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물론 각 한인 단체, 기념비에 ‘헌화’ 


“잊혀진 전쟁 그러나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워싱턴주 타코마 한인회는 지난 21일 올림피아 한국전 참전 용사비에서 ‘6‧25전쟁 제75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은 워싱턴주 타코마 한인회 주관,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 광역시애틀한인회, 페더럴웨이 한인회 공동주최로 열렸다.


6‧25전쟁 희생자의 넋을 기리듯 행사 내내 비가 오는 가운데 진행된 기념식은 김희정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주방위군 제43 육군 군악대의 연주에 맞춘 미육군 제7보병사단 의장대의 입장과 국기에 대한 경례, 한국에서 온 레위 찬양선교 합창단이 선창한 애국가 및 미국가 제창으로 시작됐다.


이어 참석자 모두는 순국선열과 전사자의 넋을 기리는 묵념을 했으며, 동시에 미 육군 제7보병사단 의장대가 예포를 쏘아 올렸다. 축도는 제7보병사단 군목인 매튜 매디슨 중령이 했으며, 기도가 끝난 후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을 비롯한 각 단체의 헌화순서가 이어졌다.


행사를 주관한 워싱턴주타코마한인회 김창범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는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미군 워커 장군의 아들 웰턴 워커, 맨플리트 장군의 아들 제임스 맨플리트 중위가 전투 중에 장렬히 전사했듯 이 전쟁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 세계인의 헌신이 함께한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이러한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대한민국이 우뚝 서 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참전용사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 박미조 부총영사와 매릴린 스트릭랜드 연방하원의원,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 미쉘 쉬밋 미 육군 제7보병사단 사단장, 6‧25전쟁 참전 국가유공자회 윤영목 회장의 기념사가 이어졌다.


박미조 부총영사는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이 되는 해이자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우리 자유의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전쟁의 참화를 딛고 한국은 오늘날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대국으로, 그리고 미국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성장했다”며 “이 놀라운 발전은 바로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므로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총영사는 이어 “한미동맹은 세계가 직면한 안보, 혁신, 문화적 존중의 과제들 앞에서 굳게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고 있다”며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라고 기념사를 매조졌다.

매릴린 스트릭랜드 연방하원의원은 “저는 워싱턴주 제10선거구를 대표하는 메릴린 스트릭랜드로, 2020년에 연방하원의원으로 선출된 첫 번째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 오늘 이 자리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섰


다”고 인사한 뒤, “저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아버지 사이에 서울에서 태어났다”고 소개한 뒤, “우리는 함께 미국에 와서 새로운 삶을 일궜고, 저는 오늘 이날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참전용사분께 경의를 표하고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이어 “저는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많은 행사에 참석해 왔지만, 전쟁 당시 한국의 모습을 오늘날과 비교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 변화, 그 발전, 그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역동적인 경제의 성장 등 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놀라운 일이었고,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진 기적이었다”며 “이 모든 것은 바로 그 전쟁에서 싸우신 우리의 영웅들 덕분에 가능했다. 그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은 “저는 워싱턴주 하원에서 기술, 경제 발전, 참전용사 관련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모든 참전용사와 현역군인 여러분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류 의원은 이어 “저희 부모님처럼, 우리의 삶은 75년 전 그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바뀌었다. 


저는 그것을 ‘우리의 9·11’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한 뒤, “저희 부모님은 황해도와 평안남도 출신으로, 전쟁이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처럼 그 전쟁은 수 많은 사람의 삶을 갈라놓았다. 어머니는 미국 시민이 된 후 단 한 번 북한을 방문할 기회를 얻었고, 그때 북한에 남아 있던 3명의 형제자매 중 2명을 만났다”고 자신의 어머니가 겪어온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류 의원은 끝으로, “이전 연설자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진심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공감한다”며 “앞으로도 미국이 249년의 독립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쉘 쉬밋 미 육군 제7보병사단 사단장은 “이 뜻깊은 한국전쟁 75주년 행사에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라며 “행사 시작 전에 몇 분의 한국전 참전용사분들을 직접 뵀는데, 여러분 덕분에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는 이어 “저는 미 육군 제7보병사단 사령관으로, 우리 사단은 한국전쟁 때 큰 활약을 했고, 14명의 명예훈장 수훈자를 배출했다”며 “아직도 전쟁 중 실종되신 분들을 찾고 있고, 최근에도 한 분의 유해를 모셔 왔다. 특히 장진호 전투처럼 매우 힘들었던 전투 속에서도 많은 분이 목숨 바쳐 싸우셨다. 그 희생을 우리는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요즘도 우리 미군은 한국에서 훈련하며 한국군과 협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동맹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언제든지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9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석한 6‧25전쟁 참전 국가유공자회 윤영목 회장은 “어느새 7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 20대였던 우리 참전용사들이 90대 백발노인으로 변했다”고 말한 뒤, 


“올해는 광복 80주년, 건국 77주년, 6.25 발발 75주년이 되는 해인데, 저는 이 모든 날을 직접 목격했고, 직접 경험해서 잘 기억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일 3국 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야욕을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전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며 “이 위기 상황에 이재명 대통령께서 한미동맹에 착오 없기를 바란다”며, “제2의 6.25전쟁을 결사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결코 잊혀진 전쟁, 잊혀진 용사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워싱턴주 재향군인청 데이빗 푸엔테 국장이 밥 퍼거슨 주지사의 선언서를 낭독했다.

선언문에는 ‘2025년은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이 되는 해이며, 75년 전 미국과 대한민국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최전선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한미 양국은 이제 경제적, 정치적 동맹국이자 파트너로서 함께 서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선언문에는 ‘미국인, 한국인, 그리고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헌신한 21개국 유엔군 구성원들을 기리고 기억하며, 궁극적인 희생을 치른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2025년 6월 25일을 워싱턴주 한국전쟁 추모의 날로 선포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한민국 정부의 사도 메달 수여식도 진행됐다.


박미조 부총영사는 참전용사인 프랜시스 도널드 제독과 안토니 토니 사무엘스, 도널드 홈 등 3명의 참전용사에게 사도의 메달을 수여했다. 이들 중 도널드 홈 참전용사는 건강이 좋지 않은 가운데도 휠체어를 타고 참석해 감동을 선사했으며, 나머지 2명의 참전용사는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아들과 조카가 대신 메달을 받았다.


마지막 순서는 뜻깊은 순서로 진행됐다.

워싱턴주 타코마 한인회 김옥순 이사장이 이임하는 박경호 영사에게 공로패를 수여한 것.

김옥순 이사장은 박경호 영사의 자세한 이력과 재임 동안의 공로를 발표한 후, 박 영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김옥순 이사장은 이어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나는 10살이었다”며 “74년이 지난 오늘 올림피아 참전용사 기념비에서 전쟁에서 산화하신 분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일이 가슴에 벅차오른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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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이 기념식이 끝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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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보병사단 군목인 매튜 매디슨 중령이 축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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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타코마한인회 김창범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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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 박미조 부총영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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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릴린 스트릭랜드 연방하원의원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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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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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쉬밋 미 육군 제7보병사단 사단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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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 국가유공자회 윤영목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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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재향군인청 데이빗 푸엔테 국장이 밥 퍼거슨 주지사의 선언서를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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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조 부총영사가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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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쉬밋 미 육군 제7보병사단 사단장이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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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회장이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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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 국가유공자회 윤영목 회장이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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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조 부총영사가 도널드 홈 참전용사에게 사도의 메달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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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조 부총영사가 사도의 메달을 받은 참전용사 및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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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회장(오른쪽)과 김옥순 이사장(왼쪽)이 박경호 영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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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육군 제7보병사단 의장대가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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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 레위 찬양선교 합창단이 애국가를 선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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