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부산–울산, ‘그린 쉬핑 회랑’ 공식 출범

시애틀–부산–울산, ‘그린 쉬핑 회랑’ 공식 출범

지난 11월 5일 시애틀항 본부에서 그린 쉬핑 회랑 구축 5자 MOU 체결

한·미 항만 협력 새 장 열어…샘 조, “지속가능한 글로벌 무역 출발점”


대한민국과 미국을 잇는 해상 물류의 미래가 본격적으로 친환경 전환의 길로 들어섰다. 시애틀항(Port of Seattle), 타코마항(Port of Tacoma), 부산항만공사(BPA), 울산항만공사(UPA)는 지난 11월 5일 시애틀항 본부에서 ‘그린 쉬핑 회랑(Green Shipping Corridor)’ 구축을 공식화하는 5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장기적 파트너십을 확정했다. 


이번 협약은 3년에 걸친 공동 연구와 국제 논의를 기반으로 완성된 것으로, 한·미 항만 협력이 새로운 이정표를 맞이한 순간으로 평가된다. 이날 서명식에는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 울산항만공사 변재영 사장이 직접 방미하여 자리를 빛냈으며, 시애틀항만청을 대표해 샘 조 항만위원이 협력의 의미를 설명했다. 


샘 조 위원은 환영사에서 “한국의 소중한 파트너들을 시애틀에서 맞이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이번 MOU는 단순한 서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속가능한 글로벌 무역 체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자, 양국 신뢰가 더욱 깊어지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약은 2022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시애틀항 항만위원장이던 샘 조 위원은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 겸 기후특사와 함께 ‘그린 쉬핑 챌린지(Green Shipping Challenge)’를 공식 발표했으며, 이후 다섯 기관은 공동으로 사전 타당성 조사(pre-feasibility study)를 진행하며 협력 기반을 다져왔다.


MOU는 앞으로 ▲해상 탄소 배출 저감 인프라 구축 ▲무탄소·저탄소 연료 전략 정렬 ▲연료 저장 및 벙커링 확대 ▲안전·규제 체계 조정 ▲항만 디지털화 ▲데이터 교환과 모범 사례 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이 진행됨을 명시하고 있다. 시애틀항–타코마항으로 구성된 노스웨스트 시포트 얼라이언스(NWSA) 역시 이번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여 지역 물류 혁신을 견인할 전망이다.


샘 조 위원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개인적 소회도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이민 온 부모님 밑에서 성장했다”며 “미국이라는 고향과 대한민국이라는 뿌리를 연결하는 일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제게 큰 영광이자 특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미래의 항만(Port of the Future)’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항만의 비전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번 협력이 환경 보호뿐 아니라 경제 성장, 공급망 강화, 미래 산업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출 저감을 넘어 항만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라며 “더 깨끗하고 더 스마트하며 더 회복력 있는 글로벌 무역 체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 일정은 APEC 정상회의 이후 한·미 통상 협의 상황을 고려해 다소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체결식에는 항만 관계자와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해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협약 체결을 마무리하며 샘 조 위원은 “한국 파트너들의 리더십과 우정, 그리고 변함없는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오늘 우리가 함께 세운 이 토대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국제 물류의 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MOU 체결은 양국 항만이 공동의 기후 대응과 물류 혁신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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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가 샘 조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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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가 샘 조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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