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자 태스크포스, 절차 미준수 의심 사례 보고…커뮤니티 경각심 높아져

시애틀 지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활동이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한인 사회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인 이민자 태스크포스(Korean American Immigrant Task Force)는 연말 들어 시애틀 인근 여러 지역에서 ICE 단속 제보가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적법한 절차가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체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충격을 준 사례는 시애틀 근교 홈디포(Home Depot) 매장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한인 이민자가 ICE 요원에게 갑작스럽게 연행된 사건이다. 해당 이민자는 범죄 연루나 영장 제시 없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지역 구금 시설(detention center)에 수감된 채 이민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체포 방식은 지역 한인사회뿐 아니라 이민자 전체 커뮤니티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태스크포스는 이번 사례가 단순한 우연의 단속이 아니라 무작위적 선별 단속(racial profiling 또는 at-will enforcement)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제보에 따르면 ICE가 단속 실적(quota)을 채우기 위해 공공장소나 일상적 생활 공간에서도 불시 체포를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이민자의 적법 절차(due process)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태스크포스는 이민자 커뮤니티의 불안 해소와 안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조했다.

첫째, 대형 마트, 주차장, 일터 주변 등 공공장소에서도 단속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ICE 요원이 접근할 경우 영장을 요구할 권리가 있으며, 서명이나 진술을 강요받더라도 즉시 응할 의무는 없다.

셋째, 체포 또는 구금 상황이 발생하면 신뢰할 수 있는 가족, 지인 또는 이민 전문 변호사에게 지체 없이 연락해야 한다. 넷째, 단속 상황을 목격하거나 피해를 입은 경우 커뮤니티 단체 또는 이민자 권익 단체에 제보해 기록을 남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한인 이민자 태스크포스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보 제공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며, “이민자들이 두려움 속에서 침묵하지 않도록 돕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권리를 지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서류 신분자나 신분 문제로 취약한 이민자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자신의 권리를 사전에 숙지해 둘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한인생활상담소 관계자는 “우리의 안전은 정보와 연대에서 시작된다”며 주변 가족, 친구, 이웃들과 이번 경고 내용을 적극 공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단속 활동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역사회는 이번 경고를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