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 지난달 27일 언론 브리핑 열어
“감시 기술의 급격한 확대 2030 센서스 참여에도 영향 우려”
이민 단속 넘어 시민권자까지…감시 인프라 확장 ‘우려’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 확대와 함께 감시 기술과 데이터 통합 시스템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개인 정보 보호와 시민 자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이민자 사회뿐 아니라 시민권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2030년 연방 인구조사 참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는 지난달 27일 샌프란시스코 월드어페어스 센터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민 단속과 감시 기술 확대가 가져올 사회적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정책 분석가와 기술 전문가들은 정부 기관 간 데이터 공유 확대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의 아리엘 루이스 소토 선임 정책분석가는 기술을 활용한 이민 단속 자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정부 기관 간 데이터 상호운용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9·11 테러 이후 약 25년 동안 구축된 데이터 인프라가 세금 정보, 건강보험, 사회복지 기록, 이민 데이터, 국경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됐으며 일부 경우 민간 데이터 브로커가 보유한 상업 데이터까지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 소토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 단속이 의료기관, 학교, 복지 서비스 이용을 위축시키는 이른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자들이 정보가 정부 기관과 공유될 것을 우려해 공공 서비스 이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방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부터 10월까지 매달 약 3만~3만3000명의 이민자가 체포됐으며, 약 63만 명이 추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아이티, 니카라과,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에게 부여됐던 임시보호지위(TPS)가 종료되면서 약 250만 명이 임시 체류 신분을 상실한 상태다. 현재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약 3000만 달러를 투입해 ‘이민 OS(Immigration OS)’라는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 시스템은 추방 대상 비시민권자를 식별하고 이동 경로를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해 구금과 추방 등 행정 절차 전반을 관리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연방 정부는 국경 감시 기술과 인프라 강화를 위해 약 60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국토안보부(DHS)는 이민 신청 과정에서 신청자뿐 아니라 후원자의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규정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얼굴 이미지, 홍채 스캔, 지문과 손바닥 지문, 음성 정보, 일부 경우 DNA 샘플까지 포함될 수 있다. 최근 연방 법원은 국세청(IRS)이 납세자의 주소 정보를 이민세관단속국에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으며, 저소득층 식량 지원 프로그램 수혜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주정부 지원금을 제한하려 했던 연방 정부의 조치도 차단했다. 그러나 다른 형태의 데이터 공유는 여전히 가능해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 전문 기자 제이크 워드는 감시 기술의 발전 속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시스템의 경우 약 200야드 거리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심장 박동을 감지할 수 있으며 정확도가 98%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한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해 건물 내부에서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과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입 모양을 분석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팔란티어 직원 후안 세바스티안은 개인의 인간관계와 이동 경로를 분석하는 ‘생애 패턴 분석(life pattern analysis)’ 기술이 미국 내 이민 단속뿐 아니라 시위 참가자 추적이나 해외 분쟁 지역에서도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스마트 시티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교통카드, 휴대전화, 결제 정보 등을 통합해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역시 민간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에는 아직 연방 차원의 포괄적인 개인정보 보호법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워드는 “개인정보 노출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을 의무화하는 연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재는 기업의 자율 규제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 의회 차원의 명확한 개인정보 보호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2030년 연방 인구조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민자나 혼합 신분 가구가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에 인구조사 참여를 꺼릴 경우 연방 예산 배분과 지역 대표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소토는 “이미 정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된 상황에서 신뢰 회복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센서스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연방 정부가 보다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또한 감시 인프라가 한번 구축되면 이후 행정부가 바뀌더라도 쉽게 축소되거나 폐기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확장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미 수집된 데이터의 활용 범위도 시간이 지나면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사용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기는 어렵지만, 투명한 운영과 감독 체계, 그리고 명확한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루이스 소토는 “이 기술은 이민 단속에서 시작됐지만 결국 시민권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의 존재 여부를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고 말했다.













